洪 쉽고 남성적
대선후보의 말은 도구다. 후보들은 수많은 말을 쏟아내고 그 말은 활자와 영상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그 말을 통해 대선후보의 메시지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그 후보에 대한 인상을 갖게 된다. 진정성이 있는지, 겸손한지, 카리스마가 느껴지는지 등이다.
그렇다면 19대 대선주자들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고, 또 국민들은 그들의 말에서 어떤 인상을 느꼈을까.
매일경제 레이더P는 마케팅분석업체인 비엔알아이에 의뢰해 5곳 정당의 대선후보 수락연설문에 사용된 단어들을 분석해 유권자들에게 어떤 정서적 이미지(인상)를 전달했는지 비교했다.
이종빈 비엔알아이 선임연구원은 "약 2500개 키워드에 대해 대중이 일반적으로 어떤 감성을 갖고 있는지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후보 연설문을 여기에 대입해 단어들의 감성지수 총합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후보들의 수락연설문에 사용된 어휘들의 감성분석 결과, 문재인 후보는 '밝고 차분하다', 안철수 후보는 '강하고 똑똑하다', 홍준표 후보는 '쉽고 남성적이다'는 느낌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수락 연설문에 국민(32회), 동지(13회), 통합(7회), 연대(7회)와 같은 단어를 많이 썼다. 전체 연설문 분석 결과 후보자 평균 대비 밝다(64점), 차분한(66점) 등의 이미지가 높게 평가된 반면 강하다(52점), 거칠다(38점), 감성적(49점)은 평균 대비 낮은 평가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강한 감성보다는 부드럽고 이성적인 감성을 파고든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국민(34회), 나라(16회), 안철수(14회), 승리(11회) 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감성 속성을 보면 분명한(64점), 강한(58점), 똑똑한(58점)에 대한 이미지가 후보자 평균 대비 높았다. 안 후보는 2012년 완주하지 못했던 대선을 언급하며 "저 안철수, 2012년보다 100만배, 1000만배 더 강해졌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반면 거칠다(40점), 뜨겁다(54점), 모호한(36점)이라는 감성은 평균 대비 낮게 평가돼 상대적으로 뜨거운 감성은 절제하고 강하고 똑똑함을 부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수락연설문에 대통령(29회), 계파(13회), 당(10회), 좌파(7회), 우파(7회)와 같은 단어의 사용빈도가 높았다. 후보들 가운데 남성적(51점)인 속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익숙한(59점), 쉬운(56점) 등의 감성 요소 역시 평균 대비 높게 평가됐다. 강하다(54점)는 속성 역시 안 후보에 이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짧고 쉬운 단어를 많이 구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 스타일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차분한(60점), 최신의(52점) 등의 속성들은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감성 속성에서는 어려운(49점), 거칠다(46점) 등의 이미지가 평균 대비 높았던 반면, 밝다(53점), 차분한(58점), 가깝다(54점)는 이미지는 타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거칠다(44점), 차갑다(47점), 남성적(49점)에 대한 평가가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었지만 좋다(49점), 고급(51점) 등의 감성요소가 평균 대비 낮은 평가를 받아 상대적으로 타 후보들에 비해 고급스럽고 긍정적 이미지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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