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성세환 BNK금융그룹 회장이 자사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되면서 부산·경남은행 통합 등 그룹 현안 추진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지주 회장과 부산은행장을 겸직하며 그룹 경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성 회장 부재로 각종 사업 추진에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졌다는 진단이다.
19일 BNK금융그룹은 성 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룹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날 BNK금융지주 부사장으로 발령이 난 박재경 부산은행 부행장이 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한편 지주 회장 직무대행으로도 선임됐다.
박 회장 직무대행은 "그룹 비상경영위원회의 원활한 운영을 통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동남권 조선·해양 관련 중소기업 및 서민금융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역 대표 금융사 역할을 차질 없이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진 구속으로 BNK금융이 추진해온 각종 사업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은 올해 주력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시스템을 통합하는 '투 뱅크 원 프로세스' 작업을 추진해왔다. 모바일은행 '썸뱅크' 정착을 계기로 핀테크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었다. 또 기업금융에 치중돼 있던 은행 무게중심을 소매금융으로 옮겨가기 위한 작업도 벌여 왔다. 하지만 이들 작업을 추진해온 성 회장이 구속되면서 불가피하게 속도 조절을 해야 할 형편에 놓였다.
성 회장 구속기간이 길어지면 후계구도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큰 관심사다. 내부 승진을 할 경우 박 회장 직무대행과 빈대인 부산은행장 직무대행이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엘시티 비리 등으로 내부 승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있어 외부에서 '낙하산'
BNK금융그룹은 부산은행, 경남은행, 투자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자산운용, 신용정보 등 총 8개 계열사를 거느린 부산 지역 최대 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106조3579억원으로 국내 금융지주 중 5위권이다.
[부산 = 박동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