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넘버2' 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사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 장세에 코스닥 침체가 길어지자 터전을 옮길 준비를 하는 모습이다. 유가증권시장이 코스닥 시장에 비해 활발하게 거래되는 만큼 카카오를 포함해 이전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서와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 7월 약 5년만에 코스닥 시장에서 이전상장한 코스피 종목이 됐다. 2000년 이후 40개 종목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짐을 쌌지만, 증시 침체로 한동안 이전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던 것으로 풀이된다. 2010년 이후에 이전상장한 기업은 동서, 한국토지신탁를 포함해 8개사다.
상장사들이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수급 개선'으로 꼽힌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참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코스피 추종 펀드 등이 있어 매수가 다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와도 기업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닌 만큼 이전상장 이후 단기수익률은 기업별로 엇갈렸다. 일부 종목은 수익성, 성장성을 재평가 받으며 상승했지만, 다른 종목들은 큰 변동 없이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2010년 이후 코스닥 출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이전 후 주가가 오른 기업(6개월 후 기준)은 2개, 떨어진 기업은 4개로 조사됐다. 코오롱아이넷과 동양시스템즈는 합병으로 재상장해 비교가 불가능했다.
동서는 코스피로 옮겨온 후 반년 만에 5.24% 하락했다. 현재는 커피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분석에 주가가 올랐지만, 당시 이전상장 이슈가 상승동력으로 작용하지는 못했다.
같은 달 한국토지신탁도 마찬가지다. 이전상장 6개월 후 주가는 26.06%가 떨어졌고, 이달 20일 종가 기준으로도 17.78% 하락했다.
반면 하나투어는 코스피 상장 이후 반년 동안 23.08%, 에이블씨엔씨는 16.79%씩 상승했다. 2010년 상장한 무학과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이전상장을 해도 증시 상황이나 기업의 업황, 실적 등에 따라서 수급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전상장으로 투자 관심을 끌어도 기업가치에 따라 주가 상승 방향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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