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주식부자들의 지분평가액이 1년새 3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200만원을 넘어선 삼성전자의 질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직격탄을 맞은 유통·화장품·자동차 업종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해당 기업 오너들의 지분가치가 급감한 탓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1년 만에 지분가치가 1조8000억원 가까이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23일 매일경제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지난 19일 기준 국내 주요 개인주주들의 지분가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상위 100명의 지분평가액은 총 97조10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100조1072억원) 대비 3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가치 감소폭이 큰 주주들은 대부분 사드 관련 실적 감소 우려가 큰 기업들로, 아모레퍼시픽·롯데쇼핑·현대차·오리온 지분을 보유한 오너 6명의 지분은 작년 4월 20조5138억원에서 1년 만에 16조256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9조5000억원을 넘었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아모레G 외 2곳 보유)의 지분평가액은 7조8380억원으로 1년 만에 1조7755억원 급감했다. 중국인 입국자수 감소에 따른 면세점 매출 둔화 예상에 수년간 이어져 오던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며 아모레퍼시픽·아모레G의 주가가 20% 넘게 급락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오너 일가 지분가치도 크게 하락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쇼핑 외 6곳)은 그룹 계열사 대부분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지분평가액이 1조6401억원에서 1조3551억원으로 줄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등 핵심 계열사 주가가 모두 급락하면서 지분평가액이 6365억원 감소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역시 6340억원이 증발해 지분평가액이 2조2000억원대로 낮아졌다.
[이용건 기자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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