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조합이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해 바이오 같은 신사업 진출 정보로 주가를 띄운 후 매각하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취한 사례가 다수 발견돼 금융당국이 칼을 빼 들었다. 실체가 불분명한 투자조합이 인수하거나 투자조합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후 신사업을 과장되게 홍보하는 기업은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최근 2년간 투자조합이 경영권을 인수한 사례 42건 중 13건(28%)에서 불공정거래 혐의를 포착해 조사를 진행 중이거나 마쳤다고 23일 밝혔다. 작년에 투자조합이 경영권을 인수한 사례가 무려 33건으로 전년(9건) 대비 3배 이상 늘었는데, 이들 세 곳 중 한 곳에서 미공개 정보이용·시세조종 같은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됐다는 얘기다.
유재훈 자본시장조사단장은 "투자조합이 개인투자자가 관심 있는 바이오,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분야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정보로 주가를 띄운 후 보유 주식을 처분해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투자조합은 설립 절차가 간편하고,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조합 구성원이나 주요 재무 현황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기업 가치보다는 단기 수익을 목표로 시세 상승을 이끈 뒤 보유 주식을 매도해 조합원에게 분배하는 행태를 보여 일반 투자자들은 추종 매매에 주의해
금융위는 △실체가 불분명한 투자조합이 시가총액 500억원 미만 중소기업 인수 △최대주주 변경 전후 신사업 투자 같은 호재성 미확인 정보 공시 △최대주주 변경이 지나치게 잦거나 대주주 지분율이 낮아 경영 안정성이 떨어지는 기업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