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시장 활성화, 인터넷전문은행 메기 효과, 저축은행 고금리 대출에 대한 충당금 추가 적립 규제 등 영향으로 금리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저축은행 대출금리가 떨어지는 만큼 차주들에게는 기쁜 소식이지만 고금리 대출 축소로 오히려 대출을 받기 힘들어진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22.07%다. 관련 통계 수집 후 최고치를 찍었던 2015년 3월(26.32%)과 비교하면 4%포인트 이상 떨어진 수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자산 규모 기준 10대 대형 저축은행 중 7개 은행(SBI·OK·한국투자·JT친애·웰컴·현대·페퍼저축은행)의 평균 가계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 대비 4월 24일 현재가 더 낮다. 페퍼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은 올해 들어 평균 대출금리를 1%포인트 넘게 내렸다. 이처럼 다른 금융사와 달리 저축은행 대출이자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것은 일단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말 2600억원이던 저축은행 중금리 시장이 지난해 말 6800억원 규모로 두 배 넘게 성장했다. 같은 기간 중금리 신용대출이 전체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6%에서 5.3%로 두 배 넘게 커졌다.
대부업체 대출·연체 정보를 신용평가에 활용해 부실 위험을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된 점도 평균 대출이자 하락에 일조했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신용정보원을 통해 대부업 대출액, 보증 여부, 연체 정보 등을 제공받고 있다.
금융당국의 고금리 대출 규제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금리 20%를 넘어서는 저축은행 신용대출을 고금리·고위험 대출로 간주해 6월부터 추가 충당금을 쌓도록 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선제적으로 20% 이상 금리 대출 비중을 줄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자산 규모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 중 6개(SBI·OK·HK·JT친애·웰컴·페퍼저축은행)가 금융위 방침 발표 시점인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20% 이상 금리 신용대출 비중을 최대 13.55%포인트 줄였다. 이들 6개 저축은행 신용대출액이 저축은행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62.3%에 달한다. 평균 금리 인하가 대출총량규제에 따라 저신용자 대출을 옥죈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저축은행 대출 이용자
앞으로도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더 떨어질 개연성이 크다. 이달 출범한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금리 시장 공략을 선언하면서 고객 잡기 전쟁이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