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월 28일 기준 코스피 1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23.6% 늘어난 29조6672억원으로 지난 한 주 새 0.09% 상향 조정됐다. 3개월 전과 비교하면 9.27%, 1개월 전에 비해서는 3.24%가 각각 늘어난 수치다. 특히 1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4월 둘째주 이후 10영업일간은 하루도 빠짐없이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됐다. 그만큼 올해 한 해 실적에 대한 기대도 커져 코스피 기업의 순이익 컨센서스는 올해 말 133조원까지 높아졌다. 일주일 전에 비해 2.86%나 상향 조정된 것이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코스피 실적 개선에 힘을 싣고 있다. MSCI코리아지수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한 달 새 4.3% 올랐고, 2분기도 3.8%나 상향 조정됐다.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MSCI아시아지수(일본 제외)의 1분기와 2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지난 한 달간 각각 0.7% 상향 조정된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더 좋게 본 것이다. 2분기 실적 전망치를 기준으로 보면 중국(0.8%) 인도네시아(0.5%) 정도가 실적이 상향 조정됐고, 인도(-0.5%) 필리핀(-1.5%) 등은 오히려 하향 조정됐다.
박현준 한국투자신탁운용 코어운용본부장은 "보통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컨센서스가 하향되는 게 일반적인데 지금까지도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것은 올해 우리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의미"라며 "실적 개선에 비해 주가 상승이 못 따라가 오히려 밸류에이션은 저평가됐다"고 밝혔다.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의 시작은 기술주였다. 지난해부터 반도체 업종 호황으로 실적 호조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1분기 매출액 50조5500억원, 영업이익은 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9조1196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8.6%가량 높았던 것이다. SK하이닉스 역시 기존 컨센서스는 2조3095억원이었지만 실제 영업이익은 2조4676억원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사상 첫 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SK하이닉스도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업종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데다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출하량이 감소했지만 반도체 가격 급등이 예상보다 더 컸다"며 "성수기인 2분기에 진입했고,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인해 2분기 실적도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수년간 구조조정 업종으로 지목받아 온 조선업종도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현대중공업은 1분기 매출액 10조756억원, 영업이익 6187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컨센서스가 매출액 9조712억원, 영업이익이 356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발표한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주 문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며 "실제로 수주 실적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총 39척(23억달러)을 수주했다. 3년 만에 최대치다.
은행업종도 깜짝 실적을 낸 곳이 많았다. 우리은행의 1분기
박진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이자이익과 대손충당금도 큰 폭으로 개선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며 "내용적으로도 양호했다"고 덧붙였다.
[한예경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