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사상최고치 근접 ◆
이에 비하면 지금 상승장은 시작에 불과하다. 지난해 1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이머징마켓으로 자금유입이 시작되면서 국내 증시도 반등을 시작했다. 당시 1980선에 머물던 코스피지수는 사상 최고치인 2230선까지 근접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승률은 12%에 불과하다. 과거 네 차례 강세장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는 얘기다.
6년 전과 차이가 있다면 자동차·화학·정유(차화정)의 위상이다. 시총 순위 10위 안에 들었던 현대차(2위) 현대중공업(4위) LG화학(5위) 현대모비스(6위) 기아차(7위) SK이노베이션(10위)의 순위가 모두 밀려났다. 대신 정보기술(IT) 업종이 빈자리를 차지했다. 당시에도 시총 1위 삼성전자의 대장주로서 위상은 더욱 공고해졌다. 삼성전자 시가 총액이 6년 새 137조2830억원에서 313조5352억원으로 2.3배가 되면서 11% 남짓이던 시총 비중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SK하이닉스도 시총 2위로 올라섰다. 네이버(6위)와 엔씨소프트(35위)가 눈에 띄는 약진을 했다. 아모레퍼시픽(16위) LG생활건강(20위) 이마트(43위)도 새로 등장한 얼굴이다. 무엇보다도 올해는 2011년과는 달리 대세 상승장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2011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코스피는 다시 박스권으로 진입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차화정 업종이 무너지면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구조상 글로벌 저성장과 글로벌 교역량 둔화에 따른 영향이 가장 컸다. 2010~2015년 기업들의 연간 순이익도 90조원대에 머물렀다.
다만 올해는 다르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기업 이익이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실적도 좋을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과거 사례에 비춰 박스권 돌파 가능성이 커졌다. 우선 신흥국 주도의 글로벌 성장세가 눈에 띈다. 최근 5년간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둔화됐던 신흥국 성장세가 지난해부터 다시 확대되고 있다. 이것이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는 배경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흥국 수출 비중이 60%에 달하기 때문이다.
코스피 강세장의 공통점은 기업 이익 수준이 근본적으로 뛰어올랐다는 점이다. 사상 최초로 코스피 1000선을 돌파한 1985~1989년에는 저유가·저금리·저환율의 3저 호황이 지수를 이끌었다. 결과적으로 일본과 대만 등 경쟁국 대비 수출경쟁력이 강화됐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