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9일 선출되는 새 대통령이 한중 관계를 본격 회복할 뜻을 밝히면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베팅한 외국인 투자 수요가 화장품주에 몰리는 분위기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전일 대비 6.39% 오른 주당 33만3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4일 주가가 8.1% 급등세를 탄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 주가 역시 8일 전일 대비 3.28% 오른 주당 94만6000원에 종가를 찍으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 회사 주가 역시 지난 4일 7.2% 올랐다. 코스맥스, 한국콜마, 잇츠스킨, 한국화장품을 비롯한 다른 화장품주 역시 연이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코스맥스 주가가 이틀간 6.3%, 한국콜마 주가가 같은 기간 6.9% 올랐다.
사드 이슈에 휘말려 1년 내내 죽을 쑤던 주가는 어느새 3개월래 최고치 수준으로 회복했다. 공교롭게 대선 직전에 화장품주가 잇달아 랠리를 펼치며 앞으로의 기대감을 보여준 셈이 됐다.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 중국과 관계 개선에 베팅한 투자 수요가 단기간 집중된 것이 주가 상승의 배경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 상당수가 해소될 것으로 증시가 판단한 것"이라며 "단기간 급락한 주가가 반등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틀간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8만2000여 주 순매수한 데 이어 LG생활건강 주식도 1만5000주 넘게 담았다. 코스맥스 주식도 같은 기간 4만4000여 주 순매수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더 이상 나올 만한 악재가 없는 '사드 불확실성'은 이제 마무리 단계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화장품주가 바닥을 찍었다고 생각한 외국인의 베팅이 이제 시작됐다는 얘기다.
관건은 앞으로도 꾸준한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수 있느냐다. 실적 측면만 놓고 보면 단기간 가파른 성장 국면에 돌입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올해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주요 화장품 회사 영업이익이 작년과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30%를 넘었던 2015년의 폭발적인 랠리는 과거 얘기가 됐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면세점 판매 감소가 직격탄이 되고 있다"며 "실적만 놓고 보면 아직은 바닥을 확인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대선 이후에도 기업가치 본질이 당장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며 "다만 중국 내 (온라인 등 소매시장에서 팔리는) 한국 화장품 판매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측면"이라고 진단했다.
희소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인 관광객 상대 매출이 줄어든 부족분을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메울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고 있어서다. KOTR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량은 직전 분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새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등으로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면 화장품주가 충분히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