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생명·손보사에 소속된 전속 보험설계사는 총 20만9398명으로 2013년(23만8286명) 대비 2만8888명 쪼그라들었다.
설계사 수는 2014년 21만6458명, 2015년 21만2734명 등 매년 적게는 3000여 명에서 많게는 2만명 넘게 감소하는 등 최근 수년간 연평균 1만명 가까이 감소하고 있다. 보험설계사가 줄면서 덩달아 오프라인 보험점포 수도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생명·손보사 점포 수는 6740개를 기록해 2013년(7519개)보다 600개 넘게 줄어들었다.
보험설계사가 감소하는 것은 점차 온라인 보험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손보협회 조사 결과를 보면 인터넷 홈페이지, 보험다모아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액이 2013년 6582억원에서 지난해 2조2199억원으로 3년 새 3배 넘게 늘었다. 이 중 손해보험 온라인 판매액(2조2107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동차보험처럼 보험료와 각종 특약 내용이 회사별로 비교하기 쉽도록 표준화돼 있는 손해보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온라인 보험의 강점은 편리함과 저렴한 보험료다. 설계사 채널을 통해 보험을 들 때 내야 하는 추가 사업비 등이 온라인 가입 때는 붙지 않아 같은 보험에 가입해도 5~10% 더 싸다. 기존에 여행자보험 등 일부 보험에만 한정됐던 모바일 앱의 보험 가입 기능이 최근 스마트폰 인증 기술 발전 덕분에 대다수 생명·손보 상품 가입이 가능할 정도로 대중화된 것도 온라인 보험 증가에 일조했다.
온라인 보험 활성화 외에 보험 영업환경도 설계사들에게 점점 불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설계사 채널이 취급하는 주력 보험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장기저축성보험이다.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 일부를 판매 수당으로 가져가는 만큼 많게는 매달 수십만 원, 일시불로 내면 수백만 원이 넘는 수당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보험사들이 2021년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 판매를 점차 줄이고 있다.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저축성보험은 팔면 팔수록 부채를 늘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저축성보험 비과세 혜택 축소도 보험설계사에게 타격이다. 저축성보험으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납입액 한도를 일시납은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이고, 월 적립식은 1억원으로 제한하면서 저축성보험 가입 유인이 줄어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험업계를 떠나는 설계사는 늘어나고 이들의 공백을 채울 새로운 설계사 공급이 많지 않아 자연스럽게 전체 보험설계사가 줄었다는 진단이다.
A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설계사 시장의 주요 공급원은 결혼 후 다시 사회생활을 하려는 경력 단절 여성"이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설계사 매력이 다른 직종에 비해 떨어진다고 보는 주부가 많아지면서 예전만큼 새 설계사를 모으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설계사 감소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 보험 성장세에 주목한 보험사들이 올 하반기 케이뱅크를 시작으로 은행 앱에 온라인 보험상품을 탑재해 판매하는 '모바일 방카슈랑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