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승 흐름에 국내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한 대규모 환매에 나서고 있다. 올들어 4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빠져 나갔다. 특히 '신영밸류고배당' 등 가치주펀드들의 환매 규모가 컸다. 마이너스 수익률에 물려 있었던 투자자들도 손실폭이 줄어들거나 원금을 회복하자 서둘러 환매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2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모두 4조3449억원이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일반주식펀드에서 5304억원, 배당주식펀드 2424억원, 테마주식펀드 672억원, 중소형주식펀드 459억원 등 액티브 주식 펀드의 자금 유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0일 하루 동안에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2428억원이 환매로 빠져나갔다. 수익을 본 투자자들이 박스피에 대한 오랜 학습을 토대로 '더 오르겠느냐'며 자금을 서둘러 뺀 탓이다.
개별 펀드들의 자금 유출 규모를 살펴보니 특히 가치주펀드들의 자금유출이 많았다.
환매 규모가 가장 컸던 펀드는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펀드'다. 올 들어 무려 6300억원이 빠져나갔다. 이 펀드는 신영자산운용의 대표펀드로, 국내 최대 가치·배당주 펀드다. 작년 11월 설정액 3조원을 돌파했지만 올해 뭉터기 환매가 이어지면서 설정액이 2조3764억원(11일 기준)으로 줄었다.
이 외에도 '한국밸류10년투자 1', 'KB밸류포커스',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같은 가치주펀드들도 대량 환매됐다.
가치주 펀드는 주가가 기업의 가치보다 낮은 주식을 장기간 보유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펀드다. 특히 2014년과 2015년 중소형주 강세에 중소형 가치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들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 뒤로 대형주 위주 장세가 계속되면서 해당 펀드들의 성과가 뚝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때 투자해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최근 증시 상승세에 손실폭이 줄어들자 서둘러 환매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익률 회복을 기다리다 지친 투자자들이 피로감에 투자금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지친 투자자들이 더 기다리지 못하고 환매를 결정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수익률이 워낙 좋아 대량 환매를 겪은 펀드들도 있다. 'NH-Amundi 1.5배레버리지인덱스'와 '교보악사파워인덱스1' 'KB한국대표그룹주' 펀드들은 연수익률이 각각 34.8%, 23%, 20.3%로 우수하다.
일각에선 국내주식형펀드의 환매가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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