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화학과 철강업종 1등 종목인 롯데케미칼과 포스코의 주가가 최근 오히려 하락해 주식시장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통상 '이익 증가=주가 상승'의 공식이 이들 종목에 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익 급증을 이끈 핵심 제품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것이 주가 부진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 815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지난달 27일 공시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며 같은 기간 LG화학의 영업이익(7969억원)을 뛰어넘는 화학업계 1위 기록이다.
이같은 '깜짝 실적'은 주력제품 중 하나인 부타디엔 가격이 지난 2월 t당 2931달러 까지 급등하며 작년 2월에 비해 무려 3.3배나 올랐기 때문이다.
부타디엔은 타이어 원료로 기초화학 제품을 뜻하는 올레핀 계열에 속한다. 롯데케미칼 전체 영업이익(작년말 기준)에서 올레핀 부문 이익 기여도는 65%에 달한다. 이런 '효자제품'인 부타디엔이 3월 이후 하락하기 시작했고 4월엔 1375달러 선으로 2개월새 가격이 반토막난 것이다.
일부에선 부타디엔 '거품'이 해소되면서 2분기 이후엔 롯데케미칼 이익이 하향 조정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에 비해서도 부타디엔의 가격 상승폭이 주요 제품 중 가장 컸다"며 "중국의 투기적 수요로 이상 급등했던 부타디엔과 벤젠 가격이 제자리를 찾으면 실적 거품도 다소 걷힐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롯데케미칼 주가는 실적 공시이후 지난 11일 까지 2.2% 하락했다. 부타디엔 가격 급락이 나온 4월 이후로는 5.5% 떨어졌다.
철강업계 실적 1위인 포스코도 1분기 보다 2분기 수익성 악화 전망에 따라 주가가 지지부진한 편이다. 지난 4월 이후 이달 11일 까지 주가는 7% 하락했다.
포스코는 올 1분기에 작년 1분기(6598억원) 보다 2배 많은 1조36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사업 매각으로 대표되는 구조조정이 끊임없이 이뤄진데다 1분기엔 철강값 상승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상황은 최근 반전됐다. 국제 철광석 가격의 기준으로 쓰이는 중국의 철광석 수입 가격(5일 천진항 도착 기준)은 t당 59.5달러로 지난 2월 최고가인 91.5달러에 비해 35%나 급락했다. 철강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내려가면 제품가격 인하 압력이 커져 국내 철강사의 수익성이 악화된다.
포스코는 올 1~3월 잇따라 철강값을 올렸지만 최근 원료값 하락과 중국 철강사 공급 증가로 2분기 들어 철강제품 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3월 철강 생산량은 전월 대비 17.6% 증가한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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