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부터 코스닥 시장에 기업가치가 조(兆)단위인 대형 공모주들이 등장한다. 이달 들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보여온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었던 코스닥 시장에 이들 새내기주가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하림그룹 지주사 제일홀딩스를 시작으로 셀트리온 자회사 셀트리온헬스케어,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티슈진,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로 유명한 엘앤피코스메틱, CJ제일제당 자회사 CJ헬스케어 등이 연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들 5개사 기업가치는 최대 13조원에 달한다.
제일홀딩스가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1일 상장위원회를 열고 제일홀딩스의 상장을 승인했다. 제일홀딩스는 이번주 중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을 거쳐 다음달께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자회사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제일홀딩스의 기업가치는 2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제일홀딩스의 자회사로 있는 사료 업체들이 원재료 가격 안정화로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면서 "자회사 가운데 지분가치가 가장 큰 팬오션 역시 해운업 업황 개선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현재 제일홀딩스가 보유한 자회사 가운데 상장사는 팬오션, 엔에스쇼핑, 하림홀딩스, 팜스코, 하림, 선진 등 6곳이다.
바이오의약품 전문 판매·유통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회계 문제를 이유로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밀감리를 진행하면서 상장 작업은 잠정 중단됐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정밀감리를 조속히 종료한 뒤 오는 9월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기업가치는 5조~6조원 선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회사인 셀트리온이 개발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램시마' 등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크게 오른 영향이 컸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코스닥 시장 상장과 동시에 코스닥 2위 업체 카카오(6조4934억원)를 넘어설지도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아울러 기업가치가 2조원인 바이오 기업 티슈진은 이르면 올 상반기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티슈진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신약인 '티슈진-C(인보사)'를 개발 중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미룬 엘앤피코스메틱 또한 오는 6월께 상장 절차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가치는 1조원대다.
지난 2014년 CJ제일제당에서 분사한 CJ헬스케어도 올 들어 상장 재추진을 저울질하고 있다. 업계는 시장 여건 등을 감안하면 연내 코스닥행을 택할 가능성을 높이 점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지난해 초 상장에 착수했으나 기업가치를 더 높인 뒤 재추진하기로 가닥을 잡고 일정을 미뤄왔다. CJ헬스케어의 기업가치는 약 1조원 정도다.
잇따른 대형 공모주의 등장에 코스닥 시장이 살아날 것이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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