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GVA운용이 지난 11일과 이날 두 번에 걸쳐 결성한 첫 헤지펀드인 '세이버'와 '포트리스' 시리즈에는 일주일 만에 각각 270억원과 128억원, 총 398억원이 몰렸다. 최근 코스피 상승장에서 헤지펀드 수익률이 2.8%대에 불과해 인기가 다소 시들해진 상황임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라는 게 업계 평가다. 헤지펀드는 최저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인 사모펀드로 주로 고액 자산가들과 법인들이 투자하는 '절대수익추구' 상품이다.
GVA운용은 지난 4월 말 금융감독원에 전문투자형 사모집합기구로 등록을 마치고 5월 초 출범한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다. 한국형 헤지펀드 전통 강자인 안다자산운용에서 이름을 날렸던 박지홍 매니저가 독립해 설립했다.
박 대표는 안다자산운용이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할 때 합류해 '안다 크루즈'와 '안다 보이저' 2개의 헤지펀드 운용을 총괄한 펀드매니저다. 특히 '안다 크루즈' 펀드는 설정액이 3000억원이 넘었던 업계 최대 펀드였으며 누적 수익률이 40%에 달했던 안다자산운용의 대표 상품이었다. '롱숏' 일색이었던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멀티 전략' 상품을 안착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에 박 대표의 실력을 믿는 기존 고객들이 이번 GVA운용 펀드에 투자를 감행했다는 전언이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팀장은 "박 대표의 안다 크루즈 펀드에 투자했던 고객들에게 상품을 권했고 대부분 흔쾌히 자금을 맡겼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시한 펀드들은 세이버 시리즈 2개와 포트리스 시리즈 2개로 총 4개다. 세이버는 기병대라는 이름처럼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운용하며 포트리스는 요새라는 이름처럼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할 예정이다. 이번에도 주특기인 '멀티 전략'을 주로 사용해 연 10% 수준의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이달 초 출시한 '세이버G'와 '세이버V'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에서 판매해 270억원을 모았다. 또 17일 추가로
박 대표는 "올해에는 상반기 중으로 펀드 설정과 투자자 모집을 일단락할 계획"이라며 "운용에 주력해 실적(트랙 레코드)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