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17일(19:3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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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초 인적분할을 앞둔 오리온이 두 달만에 회사채 시장을 다시 찾았다. 지난 3월 회사채 600억원을 공모 발행한 이후 미국 금리인상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신용등급 AA)은 오는 23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다음 29일 5년 만기 회사채 500억원을 발행한다. 발행대금은 오는 9월과 11월 만기 도래 예정인 회사채 1500억원을 차환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대표 주간업무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앞서 지난 3월 오리온은 5년 만기 회사채 600억원 공모 발행에 나서 모집금액의 세 배에 가까운 1600억원을 끌어 모았다. 당시 오리온은 개별민평 대비 -0.15%P에서 +0.20%P를 희망 금리밴드로 제시했는데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개별민평과 동일한 수준에서 발행금리를 확정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음 달 예정된 인적분할과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후폭풍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오리온은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고 보통주 1주를 10주로 액면분할 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품 제조 및 판매를 중심으로 한 사업회사인 오리온(가칭)과 자회사 관리와 신사업 투자를 목적으로 한 지주회사 오리온홀딩스(지주회사)로 나뉜다. 당시 회사 측은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핵심사업에 효율적으로 투자해 책임 경영체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적분할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CLSA증권은 "인적분할 발표가 놀랍지만 아모레퍼시픽, 농심, 코스맥스, 매일우유, 크라운 제과 등도 이같은 전환 과정을 거쳤다"며 "인적분할로 일정 기간 불확실성이 나타날 수도 있겠고 현재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의 실적 변동성을 감안했을 때 이 같은 발표를 하기에는 좋은 타이밍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부진한 실적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1분기 오리온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7% 즐어든 4907억원, 영업이익은 69.9% 떨어진 358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 불매운동을 펼치면서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오리온이 직격타를 맞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오리온 중국법인 매출은 1조3460억원으로 한국 법인(6794억원)의 두 배에 달했고 전체 매출(2조3863억원)의 56.4%를 차지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