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하림그룹 지주회사 제일홀딩스의 민동기 대표(59·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대규모 투자 없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제일홀딩스는 국내 대표 육가공업체인 하림그룹의 최상위 지주회사다. 그룹 경영전략을 세우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이끄는 조직이다.
제일홀딩스가 코스피가 아닌 코스닥행을 택한 것도 이러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민 대표는 "대다수 식품 회사들이 유통·판매에만 치우쳐 있는 반면 제일홀딩스는 뿌리부터 줄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식품생태계를 구축하는 사업모델을 추구한다"면서 "남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벤처기업이 많은 코스닥시장에 어울린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제일홀딩스의 공모금액은 희망가 상단 기준 4626억원에 달한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공모자금은 그룹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는 데 우선적으로 투입한다.
하림그룹은 2015년 해상운송업체 팬오션을 인수할 당시 5700억원가량을 금융권에서 차입했다. 현재 남아 있는 차입금 3300억원을 이번 기회에 모두 상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상환하고 남은 공모자금은 기존 사업 확충, 신사업 발굴, 해외 시장 진출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향후 제일홀딩스는 체계적 식품 이력 관리를 위해 계열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민 대표는 "자체 생산한 사료로 키운 축산물을 직접 가공해 판매하는 '체인 구조'를 보다 탄탄히 하겠다"며 "식품 이력 관리가 제대로 이뤄져야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료 생산의 기초가 되는 곡물을 운송하기 위해 팬오션을 인수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해외 사업에도 한층 속도를 낼 계획이다. 주요 타깃은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다. 경제 성장으로 소득수준이 올라가면 개인의 육류 섭취량이 늘게 돼 시장성이 크다는 게 민 대표 설명이다.
상장 결정과 함께 논란이 됐던 중간지주회사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