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두산 ◆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산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4조863억원, 영업이익 26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2%, 5.6% 늘어난 수치다.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4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7% 증가했다. 즉 두산의 자체 사업이 실적 개선을 견인한 셈이다.
두산의 자체 사업은 인쇄회로용 동박 적층판을 생산하는 전자 부문과 산업차량 부문, 유압기기를 제조하는 모트롤 부문과 연료전지 등이다. 이 중 전자 부문과 산업차량 부문, 모트롤 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전자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 늘어난 284억원을 기록했고, 산업차량 부문도 15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42.4% 증가했다. 모트롤 부문은 52억원으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16.7% 성장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분기도 이 세 사업 부문 전망은 긍정적"이라며 "전자 부문은 중화권 모바일 분야에 새로 진입하고 산업차량은 국내 군납 증가 및 정부 지원 증가 가능성이 큰 데다 모트롤도 중대형 부품 수요가 증가세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회사들도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 3월 기준 두산은 두산중공업 지분 36.8%를 보유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두산엔진 지분을 각각 36.4%, 78.2%, 42.7% 들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한 1484억원을 기록하는 등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냈다. 두산엔진도 전년 동기 대비 307.4% 늘어난 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 자체 실적은 부진했지만 종속법인 영업이익 증가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며 "2분기엔 중공업 자체 사업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해수담수화 시장 재진입에 성공하는 등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자회사 사업 호조와 더불어 자산 매각으로 재무 부담 역시 완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3046억원 규모 한국항공우주 지분을 매각하는 등 2조원 규모 자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줄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상장한 두산밥캣의 지분을 활용한 추가적인 현금 유입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현재 주가가 다른 지주사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호재다. 23일 두산 주가는 11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9만3400원이던 지난 3월 15일에 비해 20% 상승했지만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2배에 그치고 있다. 두산이 속한 복합기업들의 평균 PBR가 1.17배란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더 있는 셈이다.
다만 자체 사업 중 연료전지와 면세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점은 부담거리다. 1분기 두산 연료전지 사업의 영업손실은 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가 확대됐다.
지난해 5월 사업을 개시한 면세 사업에서도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00억원을 기록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료전지는 초기 단계여서 단기 실적보다는 수주잔액이 늘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둬야 한다"며 "면세 사업은 아직 부족하긴 해도 수요 여건에 따라 개선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최대 수혜주이자 두산그룹 정상화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졌던 두산밥캣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이슈가 불거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트럼프 탄핵 소식이 알려진 18일 두산밥캣 주가는 전날보다 4.9% 하락한 3만6900원을 기록했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