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시장 활성화 대토론회 ◆
↑ 정재규 한국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왼쪽 셋째)이 25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토론회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토론에 참여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안수현 한국외국어대 교수, 정 선임연구위원, 권종호 한국경제법학회장, 최경선 매일경제 논설위원,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 [한주형 기자] |
25일 매일경제 주최로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대토론회에서 '한국형 기업지배구조, 자본시장의 미래를 바꾼다'를 주제로 발표한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은 "해묵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논란을 벗어나려면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경영권 안정 장치를 마련해 주고받는 식으로 타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권이 흔들리면 기업 가치의 척도인 주가는 곧바로 흔들린다. 2014년 12월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상사 등 그룹 주요 임원직에서 전격 해임되면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이 무렵 주당 30만원을 호가하던 롯데쇼핑 주가는 지난해 8월 주당 2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본부장은 "경영권이 흔들리면 회사가 가진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오너 체제, 전문경영인 체제 모두 예고 없는 경영권 분쟁은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주주권 보장'을 위한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를 위해 '지분율 5% 이상 대량보유신고 의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현행 제도 아래서는 지분 5% 이상 가진 펀드가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이후 배당 확대 등 요구를 하려면 '경영 참가'목적으로 새로 공시를 해야 한다.
안 연구위원은 "공시를 '경영 참가'로 내보낸 후에는 보유 지분이 1%포인트 움직일 때 마다 지분을 얼마나 팔고 샀는지 매번 새로 밝혀야 한다"며 "이 경우 펀드 입장에서는 패를 보여주고 투자를 하는 식이어서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를 꺼리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일부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수용을 검토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최대주주 및 경영자와 이해관계를 전혀 공유하지 않는 일본식 '독립임원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안 연구위원은 "일본의 상장사 대다수는 1명 이상의 독립임원을, 85% 이상의 회사는 2명 이상의 독립임원을 선정하고 있다"며 "이들은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독립해 이사회가 회사 전체를 위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증권사 CLSA가 2022년 코스피가 4000선까지 갈 수 있다고 낙관한 가장 큰 근거도 지배구조 개선이다. 문재인 대통령 재임 기간에 정치·경제개혁을 실시하고 이것이 경기 회복과 맞물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투자자들은 핵심 비즈니스에서 강한 수익을 내는 기업의 주식을 사고 싶어하는데 한국 기업은 지금까지 자금 집행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다보니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자본을 최적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다면 국내 증시가 배당을 합쳐서 앞으로 5년간 연 수익률 15%를 내는 황금주로 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렇게 되면 2022년 시가총액 2620조원 시장으로 커져 코스피도 4000을 넘어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 <용어 설명>
▷ 자본이득세 : 지분을 상속하
■ <용어 설명>
▷ 독립임원제 : 기업의 최대주주, 소액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독립된 사외이사로서 회사 전체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이사회에 별도로 두는 이사.
[홍장원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