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10% 하락한 2352.97에 마감하며 7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하지만 지수가 하향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이날까지 코스피는 5월에만 6.7%가량 상승하며 미국 다우존스(0.7%), 영국 FTSE100(4.8%), 대만 자취엔(2.33%), 독일 DAX30(1.32%) 등 글로벌 주식시장을 압도하는 랠리를 보였다. 남은 거래일인 30일과 31일에 대폭락 장세가 펼쳐지지 않는 한 6개월 연속 상승장 기록은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케이프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1980년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장이 펼쳐진 것은 단 네 번뿐이다. 엔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올린 '플라자합의' 직후인 1986년 2~7월 코스피는 '저유가·저금리·저달러' 3저(低) 시대를 맞아 6개월 동안 70.64%나 올랐다.
2001년 10월~2002년 3월의 급등장은 미국 9·11 테러 이후 주식시장이 얼어붙은 직후에 펼쳐졌다. 기업 가치와 무관하게 단기간에 급락한 코스피는 글로벌 정세가 안정되며 6개월간 86.7%나 반등했다. 2007년 2월부터 7월까지 볼 수 있었던 상승 랠리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불거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관측됐다. 당시 코스피는 6개월간 42%나 올랐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 전후 변동성이 큰 틈을 타 베팅이 몰렸던 2001년, 2007년을 제외하면 1986년 이후 무려 30년 만에 주가가 6개월간 꾸준히 오른 기록을 쓴 것"이라며 "이 기간 코스피는 19% 올라 앞선 기록만큼 상승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조정 없이 상승한 기간만큼은 상당히 길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가 상승 랠리는 외국인의 꾸준한 매수에 기댄 바가 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외국인의 한국 증시 순매수 금액은 55억9400만달러로 아시아 국가 중 인도(71억1400만달러), 대만(66억9800만달러)에 이어 3위였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큰 국가의 지수 상승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초 이후 4월 말까지 코스피 상승률은 14.4%로 홍콩(16.7%), 필리핀(14.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시장 일각에서 단기 조정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6개월간 코스피 상승률(19%)은 미국 다우존스(10.2%) 영국 FTSE(11.4%)를 비롯한 선진국 증시는 물론 인도(16.5%), 홍콩항셍(13%) 등 신흥국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유일하게 독일 DAX30 정도가 18.6% 상승해 코스피와 견줄 만하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시장의 지배적인 의견은 코스피가 지속 상승할 것이란 쪽에 무게가 쏠린다. 코스피 강세론의 배경은 든든한 실적치다. 지난해 94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던 코스피 순이익이 올해 130조~140조원으로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정미영 삼성선물 연구원은 "과열 논란에도 코스피가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경기와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며 "새 정부가 추진할 재정지출 확대 정책도 긍정적 전망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6개월간 달린 코스피가 다음달은 쉬어가는 장세로 진입할 가능성도 내다봐야
지 센터장은 "코스피가 아직 과열 국면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지금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한두 달 안에 과열 초기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기술적 분석 차원에서 7개월 연속 코스피가 오르는 신기록이 나오는 게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쉽지만은 않다는 얘기다.
[홍장원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