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지수(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힘을 내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오히려 인력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인력 감축 바람 속에서도 고용 창출과 수익성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키움증권은 올해 직원 한명당 순이익(인당 생산성)이 1억원을 넘어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와 삼성증권 역시 올 들어 직원 수를 늘리며 향후 주식 시장 성장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31일 매일경제신문이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 10곳의 올 1분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직원 수는 모두 2만2414명으로 집계됐다. 작년말 보다 1명 줄었다. 작년 주요 증권사의 통합 과정과 이에 따른 구조조정이 마무리됐고 최근 주식시장이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올해는 증권사 인력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작년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와 KB증권(KB투자증권+현대증권)과 같은 합병 증권사가 출범하면서 중복 인력이 회사를 대거 빠져나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작년 까지 인력 구조조정으로 직원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데 올해도 그 여파가 남아 있는 것"이라며 "위탁매매에 의존하는 비슷한 사업 구조로 너무 많은 증권사가 경쟁하다보니 당장 인력을 줄여 이익을 높이는 손쉬운 길을 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직원을 늘리는 '어려운 길'을 택했다. 올 1분기 직원 수가 45명 늘어 10대 증권사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주요 부문 중 지원부문을 맡는 직원 수가 같은 기간 39명 늘어났다. 그럼에도 1분기 기준 인당 생산성에서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1억원을 넘었다. 인건비를 넘는 수익 증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분기 순이익이 607억원을 기록했는데 작년 동기대비 20.2%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기업금융(IB) 수익이 주요 사업 부문 중 가장 많이 상승(8%)한게 주된 원인이다. 올 2분기 부터는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수익도 급증할 전망이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은 작년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의 성공을 바탕으로 위탁매매 점유율 1위의 자리가 유지되면서 향후 코스피 최고치 행진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에 이어 하나금융투자가 올 들어 42명을 늘려 직원 수 증가 2위를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키움증권과 달리 본사 지원(20명 감소)은 줄이고 영업점 인력(47명 증가)은 대폭 늘렸다. 자기자본이나 인력에 비해 낮은 생산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투자의 인당 생산성은 100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삼성증권은 올 들어 IB 인력을 작년말 87명에서 올해 96명으로 늘리는 식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면서 전체 직원 수가 30명 증가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낮은 비정규직 비율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선언에 따른 것이다. 지난 3월말 현재 비정규직 비율이 0.6%에 불과해 10대 증권사 중 가장 낮았다.
10대 증권사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은 22.2%다. 메리츠종금증권이 68.3%로 가장 높은 가운데 키움증권과 하나금융투자도 3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선 다른 업종과 다른 증권업 특수성이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영업과 IB 파트 전문인력들은 높은 성과급을 바라기 때문에 이들을 고용하려면 고액 연봉 계약직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당 생산성 5000만원대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이 이 분야 2,3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사중 1분기 가장 많은 순이익을 올렸지만 키움증권 보다 4배 많은 인력을 유지하느라 생산성 순위가 낮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IB뿐만 아니라 해외 부동산 투자와 같은 대체 투자 확대로 작년 보다 이익이 급증했다.
분석 대상 10곳 중 증권사로 상장된 6곳의 올해 주가 수익률(지난달 30일 기준)로 보면 NH투자증권이 47.7%로 가장 많이 올랐다. 미래에셋대우가 34% 상승해 2위를 기록했다. 두 증권사 모두 이익 증가와 함께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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