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매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올 상반기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 4구가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말 대비 2.04% 상승했다. 이는 전국 광역시·도를 통틀어 오름폭이 가장 큰 것으로 작년 동기간 상승률(1.89%)을 웃도는 수치다.
서울 아파트 값은 5월 대선 이후 강남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급등하기 시작, 6월 초 조사에서 그동안 줄곧 누적 상승률 1위를 차지하던 부산(1.66%)을 앞질렀다. 연초부터 줄곧 상승률 1위를 유지했던 곳은 부산 아파트 시장이었다. 지난 5월12일 조사 때 까지 부산의 누적 상승률은 1.2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수영구 일대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주목을 받고 청약시장도 활기를 띤 덕분이다.
하지만 5월9일 대통령 선거가 분기점이 됐다. 같은 기간 누적상승률 0.9%로 부산에 못 미쳤던 서울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급등하기 시작했다.
서울의 상승세는 강남 4구가 이끌었다. 서울 25개 가운데 강동구가 5.91%로 가장 많이 상승했다. 지난달 2일 재건축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둔촌 주공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주변 아파트값까지 밀어 올린 결과다. 강동구에 이어 송파(3.25%)·강남(2.65%)·서초구(2.44%) 등 강남 4구가 상승률 상위 1∼4위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개포 주공 아파트를 앞세운 강남구가 3.95%로 가장 많이 올랐다.
비강남권에서는 강북 도심권이 강세였다. 성동구가 2.19%로 상승 폭이 컸고 동작(1.96%)·광진(1.71%)·마포구(1.66%) 등의 순으로 많이 올랐다.
서울, 부산 다음으로는 세종시가 1.35%를 기록해 세 번째로 많이 올랐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경남(-0.76%)과 경북(-0.68%), 충북(-0.55%), 충남(-0.4%), 울산(-0.09%) 등 5개 광역·시도는 현재까지 가격이 하락하는 등 서울과 '탈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제주도는 사드 등의 영향으로 투자수요가 감소하면서 올해는 0.34%로 안정된 모습이다. 제주도는 작년 상반기 상승률 5.25%를 기록하며 전국에
이미윤 부동산 114 리서치팀 과장은 "대선 이후 불확실성 해소로 매수심리가 회복됐다"면서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로 서울의 주택 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겹치면서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이 단기간에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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