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과열과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한 정부의 '핀셋 규제'가 예고된 가운데 시장 과열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서울과 세종시의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이 지난해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지 분양성적은 규제 시점에 따라 운명이 엇갈릴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13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부터 8월까지 두 달간 전국 청약 조정지역에서 2만2216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만4451가구)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조정지역 대표주자인 서울만 놓고 보면 9476가구가 분양 예정으로 잡혀 지난해(4027가구)의 두 배가량 늘었다. 세종시도 지난해(773가구)의 두 배에 가까운 1344가구가 분양시장에 나온다.
지난해 '11·3부동산대책'에서 서울은 25개 자치구가 모두 조정지역에 포함됐다. 특히 서초·강남·송파·강동 등 강남4구는 소유권이전등기 시까지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는 강도 높은 규제를 적용받는다. 세종시도 행정수도 이전에 따라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되는 지역 공공택지가 조정지역으로 지정돼 소유권이전등기 시까지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여름 규제가 시행되면 청약 선호도가 높은 조정지역의 분양시장이 위축될 수 있고 이는 조정 대상이 아닌 지역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며 "반대로 당장 규제가 없으면 분양시장 호조세는 이어가겠지만 일부 지역 과열이 심화될 수 있어 정부가 규제에 나설 명분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두 달 사이 서울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중 대장주는 다음달 분양이 예정된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다. 개포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아파트로 2296가구 규모 대단지지만 일반분양 물량은 208가구에 불과하다. 효성이 용산구 한강로3가에서 1140가구 규모로 조성하는 주상복합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는 용산공원 조성과 인근 지역 개발 호재에 힘입어 주목받고 있다. 687가구가 일반분양분으로 나온다. 이 밖에도 대우건설이 강동구 고덕동에서 짓는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656가구)와 제일건설이 구로구 항동지구 7블록에 짓는 '항동지구 제일풍경채'(345가구), 한화건설이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8단지 자리에 짓는 1062가구 규모 '노원상계 꿈에그린' 등이 있다. 세종시에서는 1-5생활권에서 한신공영, 중흥건설이 분양을 준비 중이다. H5블록에서는 '한신휴' 640가구, H9블록에서는 '중흥-S클래스' 421가구가 각각 7월과 8월 분양된다. 1-1생활권 M6블록에서는 우남건설이 283가구를 8월께 분양할 계획이다.
경기도에선 포스코건설이 과거 식품연구원 용지에 짓는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 분양이 이달에 예정돼 있다. 판교에서 4년 만에 나오는 새 아파트라 관심을 끌고 있
[박인혜 기자 /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