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장인 금융위원장 임명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 보유 지분 추가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예금보험공사의 마음이 바빠지고 있다. 우리은행 실적·주가 등을 감안할 때 지분을 매각할 적기가 찾아왔다는 판단이지만 금융권 수장 공석으로 지분 매각 작업 자체를 시작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조원(연결기준)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다. 우리은행 주가도 실적 개선과 민영화 이후 지주사 전환 기대감으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1월 2일 1만2600원이었던 우리은행 주가는 16일 현재 1만7250원으로 37% 급등했다.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할 적기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주가가 현 수준에서 더 오르면 인수자금 부담으로 오히려 투자자 모집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최대주주인 예보가 IMM PE·한화생명·한국투자증권 등 7개사에 보유 지분 51.06% 중 29.7%를 매각하면서 민영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예보가 지분 21.3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우리사주조합 등이 보유한 콜옵션 지분(2.97%)을 제외한 18.4%가 지분 매각 대상이다. 예보 보유 지분의 평균 매입단가는 1만4300원 수준으로 현 주가를 감안하면 헐값 매각 시비 논란은 없다. 이처럼 매각 적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금융위원장 임명이 계속 늦어지다 보니 매각 작업을 시작도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지분 매각을 담당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아직 관
련 논의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오는 10월 10일이면 당연직인 금융위원장과 기획재정부 1차관을 제외한 6명의 공적자금관리위원 임기가 끝나는 것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은행 지분 매각에 우호적인 견해를 비춰온 공자위원들이 있을 때 매각을 마무리 짓는 게 낫지 않겠냐"고 전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