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마유크림 분쟁여파…스피어테크 법정관리 노크

[본 기사는 06월 19일(11:2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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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소재 중견화장품 제조업체 스피어테크가 마유크림 특허소송과 중국의 사드보복이라는 이중 악재에 시달리다가 끝내 법원 파산부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스피어테크는 이달 중순 춘천지방법원 파산부에 채무과다를 이유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그 결과 법원은 지난 13일 스피어테크의 모든 자산과 부채를 동결하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스피어테크의 이해관계자들은 법원으로부터 별개의 결정이 있을때까지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또는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
매년 70~90억원대의 매출액을 올리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던 스피어테크가 경영난을 겪게 된 배경에는 상표권 분쟁이 있었다. 원조 마유(馬油: 말기름)크림으로 불리는 '게리쏭9컴플렉스'의 생산을 놓고 클레어스코리아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특허권분쟁을 벌인 것이다.
법원은 2015년 5월 ＂클레어스코리아를 마유크림 상표권의 원저작자로 인정하며 다른 업체들은 판매를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스피어테크는 이미 가동중이던 마유크림 생산라인을 중단하고 기존 생산품도 전량 폐기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당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한류 인기상품으로 꼽히던 마유크림의 생산이 중단되자 2015년 스피어테크의 실적도 적자전환 하며 1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말았다.
또한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보복도 스피어테크에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스피어테크는 지난 2014년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 이유리씨를 홍보모델로 내세운 '캡슐 수면팩'을 출시하고, 그다음해에는 중국 닝보에서 열린 '2015 닝보 케이스타일박람회'에 참여하는 등 수년간 중국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사드배치로 인해 중국 내부에서 한국산 물건 불매운동이 거세지면서 기대만큼의 매출신장을 달성하지 못했다.
스피어테크는 지난 2001년 설립된 강원도 양양의 중견화장품 제조업체다. 제조업자 설계생산(ODM)과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을 주업으로 삼고 있으며 독자 화장품 브랜드 후루, 아고요 등도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스피어테크의 기업회생절차가 주 채권자 중 하나인 코스닥 상장사 디지탈옵틱에 끼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디지탈옵틱은 지난 1월초 스피어테크가 발행한 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한 바 있다. 스피어테크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이상 디지탈옵틱이 보유한 채권도 디폴트(default: 부실) 등급으로 분류가 돼 자산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디지탈옵틱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