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26일(14:3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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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기관 가운데 두 번째로 영구채 발행에 나선 신한은행이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발행액을 2000억원으로 늘렸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신한은행(신용등급 AAA)이 17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모집금액의 두 배가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5년 콜옵션이 있는 영구채 1200억원 모집에 2100억원, 10년 콜옵션이 있는 500억원 모집에 1500억원 등 총 3600억원이 유입됐다. 신한은행은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발행액을 각각 100억원, 200억원씩 늘렸다. 발행금리 또한 희망금리 밴드 하단에 가깝게 결정됐다. 발행일은 오는 29일이며 대표주간 업무는 메리츠종금증권과 교보증권이 맡았다.
신한은행의 영구채는 지난해 바젤III 자본성 증권의 인정요건이 30년 만기에서 영구채로 강화된 이후 국내에서 두 번째로 발행되는 영구채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국내 규정 미비로 30년 만기 채권을 연장하는 형태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은행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신종자본증권의 만기를 은행의 청산 또는 파산일로 정할 수 있게 돼 사실상 영구채 발행이 가능해졌다. 같은 해 9월에는 IBK기업은행이 국내 최초로 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신한은행의 영구채 발행을 두고 다른 시중은행들 또한 영구채 발행에 나설지 주목된다. 은행권에서는 기존에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의 자본인정비율이 매년 감소하는 가운데 내년 IFRS9 도입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보수화를 우려하고 있다. IFRS9이 도입되면 금융상품의 손상인식 기준이 '발생손실'에서 '기대손실'로 바뀌면서 미래 손실을 조기에 반영해야 한다. 이 때문에 각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김선주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대손준비금 자본인정에 따라 국내은행의 자본비율이 전반적으로 1% 이상 개선됐지만 2018년 IFRS9 도입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이 보수화되면서 자본비율 하락이 예상된다"라며 "현 시점에서는 충당금 규모나 자본비율 하락 효과를 예단하는 것은 어렵지만 하반기 은행권 실적과 충당금 추가 적립에 따른 효과로 자본조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는 부분은 살펴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