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무통장 입금으로 돈을 보낼 때, 혹시 잘못되지나 않을까 불안한 마음 드신 적 있을텐데요.
실제로 송금과정에서 오류가 잇따르고 있어 금융감독당국이 은행들에게 이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합니다.
집중취재, 강태화 기자입니다.
우리은행 모 지점에서 무통장 입금으로 돈을 보낸 대학생 이도희 씨.
하지만 돈은 엉뚱한 사람의 통장에 들어갔습니다.
계좌번호를 잘못 적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이도희/송금 피해자
-"계좌번호와 예금주가 다른 것을 확인해서 말해주지 않고 그냥 송금해 버렸다. 예금주도, 번호도 다른 계좌로 송금된 것이다."
은행에서 계좌번호와 예금주만 확인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입니다.
강태화/기자
-"인터넷뱅킹이나 ATM을 통해 돈을 보낼 때는 직접 계좌번호와 예금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창구에서는 직원이 알려주지 않으면 이를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어이 없는 일은 비단 이 은행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창구 직원의 컴퓨터에는 송금하기 전에 고객이 적어준 번호와 예금주가 뜹니다.
그렇지만 고객에게 알려줄 의무가 없다보니 확인조차 안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인터뷰 : 은행 관계자
-"일단 고객도 내어준 확인증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직원들도 업무가 많아서 여러건을 한번에 처리하다보니까 잘못 처리됐는데도 확인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단순한 실수로 여기기에는 사고가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이상철/직장인
-"송금을 하다가 확인이 잘못되면 다른 사람에게 갈 수도 있다. 그런게 불안할 때가 있다."
인터뷰 : 전정옥/자영업
-"한번은 내 통장에 돈이 잘못 들어온 적도 있다. 잘못 들어왔다고 은행에서 연락이 온 뒤 직접 빼가겠다고 하더라."
은행의 입력 착오로 잘못 송금된 돈은 상대적으로 쉽게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실수에 대해서는 얘기가 다릅니다.
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잘못 전달된 예금주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동의가 없다면 직접 반환소송까지 해야 합니다.
여기에 계좌에 가압류라도 걸려있다면 동의가 있어도 돈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이씨도 해당 은행에 도움을 청했지만, 은행은 보름 넘게 시간만 끌었습니다.
그러다 금융감독당국에 민원이 들어가자, 바로 다음날 사건을 해결하고 민원 철회를 요청했습니다.
수수방관으로 일관하는 은행의 현실입니다.
금감원은 이런 과오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시중은행에 확인 절차를 개선하라는 협조문을 보냈습니다.
인터뷰 : 안병남/금융감독원 선임조사역
-"일부 은행은 전산시스템 미비와 많은 거래량 때문에 부족한 점이 있어, 보안책을 강화하고 필요할 경우 은행의 전산 시스템을 개발하도록 했다."
하지만 무책임한 은행들때문에 고객의 소중한 돈은 지금도 엉뚱한 통장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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