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에서 찾아보기 힘든 길이 240m, 폭 70m의 큰 광장이 생기면 거대 지하공간 개발로 인해 자칫 썰렁해질 우려가 있는 지상부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광장은 현대차 GBC가 자체 조성하는 또 다른 광장과 연결돼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면적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수용 서울시 지역발전본부장은 "현재 강남 도심에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유 공간이 없어 영동대로가 임시 광장의 기능을 해왔다"며 "월드컵, K팝 공연 등 대형 이벤트를 개최하면 3만5000명 이상이 동시에 군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대로 된 대형 광장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영동대로에서 대규모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차량 통행을 막고 진행해 불편이 적지 않았는데, 이런 부분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면적 16만㎡, 잠실야구장 30개 크기의 대규모 지하복합환승센터 조성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도 제시했다. 환승센터에는 현재 운행 중인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삼성중앙역 외에도 KTX 동북부연장선을 시작으로 GTX-A, GTX-C, 위례신사선, 삼성동탄선 등 5개의 지하철 노선이 순차적으로 들어온다. 복합환승센터가 오픈하면 서울역의 1.9배인 하루 63만명(철도 45만명·버스 18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몰리는 관광객을 태우는 관광버스 주차장도 마련된다.
이런 복잡한 노선을 지하 6층까지 층별로 배치한다. 2023년 시행될 영동대로 중앙버스 전용 차로와 연계해 지상과 지하 1층 사이에 양방향 7면씩 총 14면에 달하는 '버스 환승 정류장'이 만들어진다. 지하 1~2층은 통합 대합실, 지하 3층은 관광버스 주차장 114면이 있는 통합 환승홀로 활용된다. 지하 4층은 철도이용객 중 75%가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KTX 동북부연장선과 GTX-A·C, 삼성~동탄의 승강장이 들어선다. 지하 5층은 일 6만2000명의 이용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위례신사선 대합실로, 지하 6층은 위례신사선 승강장으로 쓴다. 다만 장애인용을 제외하면 일반 승용차 주차장은 아예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승용차 주차공간을 할애하는 것은 대중교통 통합 공간이라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엄청난 규모의 지하공간을 이용할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초대형 13대, 일반 6대 등 총 19대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 지하 3층부터 지상부까지 3개 층은 중앙 부분을 확 트인 설계로 개방감을 줘서 어디에 있더라도 쉽게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만든다.
동선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 서울시가 예상한 영동대로 지하복합환승센터의 평균 환승 거리와 시간은 각각 107m, 1분51초로 서울역의 평균 환승 시간(378m, 7분30초)의 3분의 1 수준이다. 또 지하공간은 인근 대형 건물들과도 연결된다
[박인혜 기자 /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