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그레이드 서울, 구청장이 뛴다 / ⑥ 이창우 동작구청장 ◆
전국 최연소 자치단체장인 이창우 동작구청장(47)은 묘안을 짜냈다. 동작구 중심이자 더블역세권인 노량진역 일대 상업 기능을 민간의 힘을 빌려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량진에 있는 구청 청사를 옮기기로 용단을 내린 것. 동작구 중심에 위치했지만 상대적으로 낙후된 7호선 장승배기역 인근으로 구청과 경찰서를 옮겨 행정타운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생각이다.
이 구청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7월 초 체결해 복합청사를 건립하고 현 청사 용지를 (기부 대 양여 방식) 공공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 시설계획은 미정이지만 청년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 특성상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되는 시설과 청년창업, 보금자리 관련 시설이 우선 개발될 전망이다.
구청사 이전에 맞춰 노량진 일대 지구단위계획을 다시 짜는 것도 진행 중이다. 핵심은 고도제한 완화다. 그는 "노량진 일대는 상업 및 사무공간 용도로 고층 빌딩이 올라가야 마땅한 곳이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90m 고도제한이 걸려 있다"며 "기업이 오고 싶어도 입주할 만한 번듯한 오피스가 없어 유치하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구는 서울시와 협의해 고도제한을 풀어서 노량진 역세권을 최고의 경제 중심축으로 만들 생각이다.
이 구청장은 "현재 구청과 경찰서가 있는 노량진 역세권 땅은 구청은 3.3㎡당 6500만원, 경찰서는 1억원이 넘어 동작구 내에서는 물론 서울 25개 구청 용지(공시지가 기준) 중에서도 송파, 종로에 이어 세 번째로 비싸다"며 "이런 곳을 경찰서나 구청이 차지할 필요가 없고 경제활동이 활성화하는 공간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작구의 상업지(준주거·상업지) 비율은 2.95%로 서울 최하위 수준이고 그마저 절반 가까이 노량진에 집중됐다. 구의 안정적 지역 발전과 자족적 경제구조를 저해하는 요소다. 장승배기역으로 이전하면 동작구 타 지역 개발에 쓸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어 '일석삼조'다. 이 구청장은 "구청이 있는 용지 매각 대금과 청사 이전에 필요한 재원 차이가 약 400억원에 달한다. 이를 사당권역에서도 낙후된 7호선 남성역 인근 개발에 쓸 생각"이라며 "입지 탓에 활용도가 떨어지는 노인종합복지관과 보건지소 등을 상업시설과 함께 넣는 복합빌딩 개발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장승배기 행정타운은 구청과 경찰서 상주 인원만 수천 명이고, 민원인과 인근 상업 종사자들로 유동인구가 급증할 전망이다. 이 구청장은 "장승배기로 구청과 경찰서가 이전하면 현재 3층짜리 저층 건물이 늘어선 곳들도 고층 빌딩으로 개발돼 기업들이 입주할 만한 공간이 조성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이 구청장은 문재인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에 적극적이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이 구청장은 노후 저층 주거지가 많은 구의 특성까지 겹쳐 도시재생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고 있다.
2015년 도시재생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상도4동이 대표적이다. 이 구청장은 "상도4동은 국내 최초로 도시재생을 주민들이 주축이 돼 재단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임대주택 관리사업을 재단에 맡겨 발생하는 수익을 나누고, 맹지(도로 없는 땅)는 SH공사와 손잡고 주민과 공동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공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 구청장은 국내외 재생 사례를 연구해 본 결과 협동조합 모델은 주민 간 갈등 해결에 취약하다고 판단해 좀 더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모델을 찾았다. 6월에 도시재생 희망지로 선정된 사당4동도 내년에 도시재생사업 대상지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원주민 이탈이 적은 도시재생 방식으로 20가구 미만의 소규모 자율주택정비사업도 2곳에서 추진 중이다.
동작구는 난립하는 지역주택조합 피해를 막기 위해 구 차원에서 5월부터 예방 방안을 알리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이 구청장은 동작의 역사·문화성을 되살리는 데도 관심이
정조 대왕이 화성 행차 때 머물렀던 용양봉저정과 사육신공원 등 대표 문화유적지를 이어 '역사가 흐르는 공원길' 2.7㎞를 조성 중인데 이를 서울시가 추진하는 노들섬 개발과 연계하면 젊은 공시생들의 애환이 깃들어 팍팍한 노량진에도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다고 보고 있었다.
[이한나 기자 /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