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05일(14:1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중견 철강업체 세아제강이 법인분할과 인수·합병(M&A)을 동시에 추진해 사업재편의 속도를 올리고 있다. 기존 판재사업을 분할 신설회사에 넘겨주는 한편, 중소강관 제조업체를 인수해 미국 강관시장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발상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세아제강은 존속법인인 세아제강과 신설법인인 세아씨엠으로 분리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세아제강내 기존 판재사업부는 세아씨엠이라는 이름하에 독립하게 됐으며, 세아제강은 강관제조에 주력하게 됐다. 세아제강 대 세아씨엠의 물적 분할비율은 약 8:1이다.
법인분할을 끝마치자마자 세아제강은 소형 철강사인 아주베스틸 인수를 추진할 전망이다. 아주베스틸은 에너지용 강관을 제조하는 업체로 2013년 한때 국산 동종업체 중 대미 수출액 1위를 기록했지만 이후 2015년부터 경영악화로 대구지법에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다. 법원은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하기 위해 오는 7월 7일부터 아주베스틸의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세아제강 외에도 휴스틸과 금강공업 등 중견철강업체들도 아주베스틸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파산전문 변호사는 "아주베스틸의 강관 생산 역량이 경영위기에도 국내 4위 규모인 약 45만톤을 유지중"이라면서 "1위인 세아제강이 158만톤, 2위 휴스틸이 78만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M&A 결과에 따라 업계 순위가 요동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세아제강의 숨가쁜 행보는 철저하게 미국 강관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셰일오일 채굴량을 크게 늘리면서 오일수송에 필요한 강관수요가 전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매출의 50%를 대미수출에서 올리고 있는 세아제강으로서는 놓칠수 없는 사업확장 기회다. 지난해말 세아제강이 약 1억달러를 들여 미국 휴스턴 지역에 위치한 소형 에너지 강관업체 2곳을 인수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다만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돌아서며 철강제품 수입을 억제하고 있다는 점은 세아제강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자국 내 모든 송유관 건설프로젝트에 자국 내에서 제조된 장비와 재료를 사용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또한 미국은 지난 2015년 12월 한국산 강관에 대해 2.53~6.23%에 달하는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그 여파로 세아제강의 매출액은 2015년 2조 1916억원에서 지난해 1조 7974억원으로 20% 하락한 바 있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