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좋은 D램 비중이 삼성전자보다 높아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높은 이익률 덕분에 SK하이닉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정보기술(IT)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SK하이닉스 주가는 49%나 올랐지만 이익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 주가수익비율(PER)과 같은 주가 평가지표가 연초 대비 오히려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예상치를 뛰어넘는 영업이익(14조원)을 기록하면서 SK하이닉스의 추정치도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매일경제신문이 유진투자증권에 의뢰해 주요 IT 종목 예상 실적을 추정한 결과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은 12조8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달 초 증권사 평균 예상치에서 7.4% 올라갔지만 글로벌 IT 업체 중 영업이익 규모는 작은 편이다. 올해 33조원이 예상되는 삼성전자(반도체 부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미국 인텔(20조원), 대만의 반도체 생산업체 TSMC(14조9000억원)보다 낮다.
반면 이익 증가 속도는 누구보다도 빠르다. SK하이닉스의 연간 이익은 작년보다 291%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4.6%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률(23%)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44%와 비교해도 높다. 작년까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은 50%에 육박해 SK하이닉스보다 높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반도체 담당 이사는 "현재 메모리반도체(D램·낸드플래시)의 수익성이 비메모리보다 좋고 메모리 중에선 D램 마진이 높다"며 "SK하이닉스는 D램 비중이 삼성전자보다 높아 올해 영업이익률이 더 높게 추정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높은 D램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다 보니 이익이 급증하는 구조다. D램은 개인용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기억장치에 쓰이는 부품이다.
특히 글로벌 D램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점유율 75%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신규 공급자는 없고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이 계속 되고 있다.
반도체 부문만 놓고 봤을 때 SK하이닉스 영업이익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77%인 데 반해 삼성전자는 58%다. SK하이닉스는 D램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바꾸고자 최근 낸드플래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사진이나 동영상과 같은 대용량 저장장치로 쓰이는데 SK하이닉스 전체 매출 중 25%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에 강점이 있는 일본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매각 건에 참여하고 72단 3D 낸드플래시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며 "도시바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고 낸드플래시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면 D램시장과 같은 독과점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대감에 올해 SK하이닉스 주가는 삼성전자(상승률 33%)보다 더 많이 올랐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익 증가율과 주가 상승률을 따져 보면 SK하이닉스가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됐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SK하이닉스의 PER는 4.2배다. 삼성전자(8.4배)의 절반에 그친다.
이는 TSMC(15.3배)나 인텔(11.8배)에 비해서도 주가 수준이 과도하게 할인됐다는 것을 나타낸다. 자산 가치 대비 주가를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봐도 SK하이닉스는 1.
국내 두 IT 대표 종목 주가가 저평가된 만큼 올 하반기 코스피 상승을 점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IT가 코스피 상승을 이끄는 양상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