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주가가 이틀 연속 하락하며 7만원선이 깨졌다.
분기 영업이익 3조원이 꼭지라는 의견이 나온데다 최근 배당 대신 투자를 늘리기로 하면서 외국인들의 매도가 강해진 탓이다.
26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 보다 5.1% 하락한 6만6800원으로 마감했다. 불과 이틀전 7만3000원의 사상 최고가에서 8.5%나 빠진 것이다.
올 2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에게 이같은 주가 하락은 예상 밖이다. 2분기 3조507억원의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 보다 574%나 증가한 것이고 실적 발표 직전 컨센서스(2조9715억원)보다 3%나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이같은 실적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이 종목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D램의 가격 상승세가 곧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D램이 주로 쓰이는 PC나 스마트폰의 수요가 급증하지 않는 한 더 이상의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1년새 D램값은 2배 이상 뛰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3분기 3조3499억원에서 4분기엔 3조2729억원으로 다소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불과 1년전만 해도 D램 업체들이 ‘다 죽어간다’는 소리가 나왔는데 이후 D램 재고가 급격하게 줄고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이라며 “D램값이 이 정도 올랐고 분기 3조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정점으로 보고 주식을 팔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은 실적 발표일인 지난 25일 1313억원 규모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순매도했다. 26일에는 오히려 매도세가 더 강해졌다. 이날 외국인은 올 들어 사상 최대 매도 물량인 1616억원을 쏟아냈다. 올 들어 외국인의 하이닉스 누적 순매도 규모는 8374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외국인 매도세를 두고 배당 대신 투자를 확대한게 원인이란 분석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전세계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생산설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배당을 기대했던 외국인이 실망감에 매도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가가 너무 오른 것도 부담이다. 최근 주가 하락에도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49.4%나 올라 상승률이 코스피(20%)의 두 배가 넘고 삼성전자 상승률(38.3%)도 능가한다.
일부에선 오히려 투자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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