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시중銀 '카뱅' 대응전략
4대 시중은행의 디지털 담당 임원들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뛰어난 편의성을 무기로 인터넷전문은행이란 존재를 금융 소비자들에게 빠르게 각인시켰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부족한 금융상품군, 자산건전성 우려 등 앞으로의 과제도 지적했다. 서춘석 신한은행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그룹 부행장은 "사용자 중심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모바일 UI(애플리케이션 메뉴 등 유저인터페이스)는 기존 은행과 차별화되는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한준성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도 "42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톡 사용자에게 익숙한 UI와 핵심 기능만으로 단순하고 쉽게 구성한 화면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뱅크를 이용한 금융거래에 대해 조재현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은 "앱 인증 과정에서 지문이나 휴대전화 패턴을 이용한 간편 로그인 방식을 선택해 편리하다"며 "계좌 개설 절차도 단순하고 신청부터 집행까지 5분 안팎에 이뤄지는 신속한 대출 의사 결정 프로세스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최저 2.86%로 최대 1억5000만원을 빌릴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 등 시중은행보다 금리 조건이 좋고 수수료를 낮추거나(해외송금), 아예 없앤 것(ATM 이용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시중은행을 능가하는 경쟁력을 갖춘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 같은 '파격'이 가능한 카카오뱅크만의 조직문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동환 국민은행 미래채널그룹 상무는 "카카오뱅크에서 가장 배우고 싶은 점은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이라며 "고객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서비스를 혁신하는 과정에서 카카오뱅크 행보를 인상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 잡은 시중은행 시각에서 보면 카카오뱅크의 한계도 명확하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한 상무는 "일반 대출을 받을 때 PC를 통해 공인인증서를 확인하거나 관련 서류를 팩스로 보내야 하는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금융상품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혔다. 한 부행장은 "예·적금, 수시입출금통장이 각각 하나씩이고 대출상품은 비상금·신용대출 등 두 개에 불과하다"며 "자산 관리나 세금·관리비 납부는 할 수 없는 등 금융서비스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출범 초기라는 것과 카카오뱅크가 하반기 주택담보대출을 내놓는 등 상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인터넷은행'이 접근할 수 있는 금융상품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4대 은행 임원들은 카카오뱅크 돌풍을 잠재울 만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모바일 채널 통합 작업을 담당하는 디지털 채널본부를 새로 만들고 이르면 연말까지 모바일 뱅킹 앱 '신한S뱅크'와 '써니뱅크'를 하나로 합칠 예정이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등 핀테크 분야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활용한 서비스 상용화에도 발 벗고 나선다.
국민은행은 서류, 지점 방문, 인증서 없이도 300만원까지 2분 안에 대출받을 수 있는 KB리브 간편대출을 내놓는 등 비대면 대출 라인업을 강화했다. 은행 앱인 'KB스타뱅킹' 메뉴를 통합하고 간소화하는 등 전면 개편해 궁극적으로는 모바일과 오프라인 지점 어디서든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옴니채널'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은행 지점의 모든 서비스를 모바일 환경에 그대로 구현한 가상 영업점 '모바일 브랜치'의 상품을 확대한다. 상대방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이용 가능한 해외송금 서비스(1Q Transfer)는 적용
[김태성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