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하반기 내놓는 주력 스마트폰마저 애플·삼성전자 등 경쟁사 제품에 밀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상반기까지만 해도 순매수로 일관하던 외국인이 지난달부터 순매도로 돌아섰다. 그동안 LG전자 주가가 스마트폰 사업 성과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에 하반기 주가 전망도 불투명하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2조7930억원으로 작년의 2배 수준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같은 고가 가전제품이 잘 팔리면서 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2분기 LG전자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두 부서(HA·HE사업부)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8.5%로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부문(CE, 2.9%)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올 상반기(1~6월) LG전자를 9720억원이나 순매수했다. 국내 주식시장 개별 종목 중 금액 기준으로 가장 많이 샀다. 그러나 외국인은 지난 7월 이후 8월 2일까지 1715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 2배 증가 재료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데다 LG전자 2분기 실적에서 모바일(MC)사업부 적자가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LG전자 MC사업부는 매출액 2조7014억원, 영업손실 13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 적자 폭을 2억원까지 대폭 줄여 흑자 전환 기대감을 높였지만 다시 1000억원대로 적자 폭이 늘어난 것이다. 올 1분기 적자 폭 감소도 비용 절감에 따른 '착시효과'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지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MC사업부 직원은 6707명이다. 작년 3월 말(7321명)과 비교하면 1년 새 무려 614명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LG전자 전체 직원이 186명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유독 이 사업부서의 인력 감축이 두드러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가 인건비를 크게 줄인 데다 1분기에는 스마트폰 마케팅비를 거의 쓰지 않아 1분기 MC사업부의 적자 폭이 크게 감소한 것"이라며 "비용 절감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스마트폰 판매 증가가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상반기 55.4%나 올랐던 LG전자 주가는 지난 7월 이후 이달 2일까지 15.5% 하락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부터 LG전자 실적 호조세는 가전 사업이 이끌었지만 주가 방향성은 스마트폰 사업이 결정했다"며 "스마트폰 사업 흑자전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최근 주가 하락이 나타난 것"이라고 밝혔다. 올 3분기에는 MC사업부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출시될 스마트폰 V30의 전망이 불투명한 탓이다. 이달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작(아이폰8)을 내놓는 데다 삼성전자까지 안전성을 대폭 높인 갤럭시노트8을 내놓는다. 이들과의 경쟁에 밀려 V30의 판매 부진이 나타난다면 MC사업부는 올 3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내며 2015년 2분기 이후 10분기 연
일부에선 최근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현재 주가 수준이 회사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로 거래돼 저평가 기대감이 상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