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전일 대비 0.58% 하락한 주당 6만88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주가 흐름은 부진했지만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 29일) 주가(4만1900원)와 비교하면 7개월 만에 주가가 64.2%나 올랐다. 미래에셋대우(47.1%) NH투자증권(41.4%)을 비롯한 대형 증권사의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을 훨씬 웃돈다. KB증권을 거느린 KB금융 주가 상승률(37.9%)도 뛰어넘는다. 같은 기간 한국금융지주와 견줄 만큼 주가가 오른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71.5%)이 유일하지만 한국금융지주는 '턴어라운드'와 같은 호재 없이도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올해 거둔 경영 실적 효과가 더 주목받는다.
한국금융지주의 주가 상승 비결은 무엇보다 최근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의 선전 덕분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7일 서비스를 시작해 출시 5일 만에 계좌 100만개를 돌파했다.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 58%를 가진 대주주다. 한국금융지주 목표는 카카오뱅크를 축으로 기존 증권에서 은행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것으로 카카오뱅크의 초반 돌풍 함의가 적지 않다.
실적도 눈에 띄게 올랐다. 지난해 1분기 89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올해 1965억원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802억원이던 순이익도 1442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셈이다. 증권가는 올 2분기에 한국금융지주가 순이익 900억원 안팎을 올려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이익이 70% 넘게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이 투자한 우리은행 지분 4% 가치가 크게 늘면서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주당 1만2000원 안팎에 지분 4%를 매입했다. 우리은행 주가는 7일 주당 1만8900원으로 마감해 주가가 50% 넘게 올랐다. 이로 인한 한국투자증권 시세차익만 1800억원이 넘는다.
증권가 내외부에서는 김남구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회사 체질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은행 지분을 매입하고,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에 올라서는 등 중요한 결정마다 과감히 베팅해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숙원이던 '은행업 진출'의 큰 그림을 그리고 우리은행과 카카오뱅크 지분을 취득했는데,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시장 주목을 끌면서 한국금융지주 주가에도 반영되는 선순환 구도가 나타난 셈이다.
연내 시작하는 초대형 IB 사업이 본격화하면 실적 상승 속도는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부사장은 "초대형 IB가 자리 잡는 내후년쯤에는 순이익 1300억원을 낼 수 있
증권사들이 내놓은 한국금융지주 목표주가도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최근 교보증권은 한국금융지주 목표가를 기존 5만5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올렸다. 키움증권은 기존 6만8000원에서 8만5000원으로 목표치를 올려 잡았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