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조정 장세를 거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가파르게 오르던 지수에 브레이크가 걸리면 투자 타이밍을 재던 개인 투자 규모가 대폭 늘 거라고 기대한 시장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북핵 리스크를 비롯한 대외변수가 잇달아 불거져 관망세가 우세한 데다 조정 폭도 크지 않아 여전히 지수가 비싸 보이는 부담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 개인들 심리를 볼 때 역설적으로 코스피가 더 갈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적과 심리를 모두 놓고 봐도 장에 거품이 끼어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256억원이 신규 유입됐다. 하지만 개인은 이전 3거래일간 펀드를 순매도하며 여전히 환매 기조가 강한 상황이다. 이날 개인은 코스피 주식을 356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10거래일 누적 기준으로는 3000억원 넘게 코스피를 순매도한 상황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25일 장중 2453.17까지 올라 최고치를 찍은 뒤 이후 2주간 조정장세에 돌입했다. 8일 코스피는 등락을 거듭하다 전일 대비 0.17% 하락한 2394.73에 마감해 2400선을 탈환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달 28일 1.73%, 이달 3일에는 전일 대비 지수가 1.68% 급락하며 상반기 보여준 탄력은 확연히 둔화된 모습이다. 신기영 한국투자증권 강동지점장은 "강세장이 진행되며 '주식 열풍'이 불었던 과거와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며 "지금 개인투자자 반응은 '미풍'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정부가 부동산 시장 옥죄기에 나선 후에도 증시로 밀려드는 자금은 미미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북핵 리스크 등 지정학적 악재가 급격히 올라온 것이 이슈에 민감한 개인 투자의 발목을 잡은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