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화생명은 2분기(연결기준) 매출액 6조1903억원, 영업이익 403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5.8%, 영업이익은 무려 124%나 늘었다. 순이익은 2888억원으로 같은 기간 48% 감소했지만 지난해 2분기에 한화손해보험 주식을 매입하면서 발생한 염가매수차익(한화손보 주식 평가 가치와 실제 매입한 가격 간 차이) 4000억원이 반영된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순이익 역시 올해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험 판매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고, 자산운용수익률도 올라갔다"며 "실적을 갉아먹을 뚜렷한 악재가 없어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화생명의 사업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하락하고, 손해율은 2.3%포인트나 떨어졌다. 손해율은 받은 보험료가 내준 보험금보다 커질수록 수치가 떨어진다. 한마디로 이익을 깎아먹을 만한 비용 요소가 많이 줄었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한화생명이 투자활동으로 적잖은 돈을 벌었다고 평가한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금리 인상 국면에서 다수의 기관투자가가 (값이 떨어지는) 채권에서 주식으로 갈아타지 못해 전전긍긍했는데, 거의 유일하게 한화생명이 올 초부터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말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은 1분기부터 주식평가이익이 본격적으로 잡히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매도 가능채권을 만기보유채권으로 계정을 변경해 금리 인상에 따른 악영향도 많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금리가 올라가면 매도가능채권 가격은 떨어져 실적에 마이너스가 되지만, 만기보유증권으로 들고 있으면 금리 민감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52주 신고가를 돌파하며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다만 이날은 북핵 리스크 등 대외 악재 등이 겹치며 주가가 전일 대비 1.43% 하락한 주당 760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8000원 후반부터 9000원 초반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본다.
이날 실적을 함께 발표한 미래에셋생명은 올 2분기 매출액 1조1080억원, 영업이익 333억원으로 무난한 성적을 냈다. 지난 1분기 기록한 적자 늪에서 탈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4.7%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8.9% 하락했다. 최근 영업실적이 회복세에 있는 점은 긍정적인 변수다.
올 상반기 기준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의 연납화보험료(모든 납입 형태 보험료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것)가 각각 26%, 44% 늘어 긍정적이다. 신규로 팔린 보험 건수가 대폭 늘었다는 뜻이다. 보험 상품 특성상 초기 판매 시 설계사 수당 등이 많이 지출돼 일시적인 비용이 늘었지만, 향후 보험료 유입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지난해 PCA생명을 인수한 시너지 효과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내년 2월 말 PCA생명과 합병 절차를 거쳐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린다. 지난 6월 베트남 생보사 '프레보아베트남생명'을 인수하며 해외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날 미래에셋생명 주가는 전일 대비 3.24% 오른 542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경쟁사들이 나쁘지 않은 실적을 내자 10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삼성생명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생명은 최근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오르며 영업 외적으로도 시장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대적인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어 보유 지분율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기준 삼성생명이 들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은 8.1% 선인데, 2차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내년 이후 지분율은 8.7%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일각에서 삼성생명이 IFRS17 도입을 앞두고 지급여력비율(RBC)을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 지분의 일부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시장의 관심이 높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박준형 기자 /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