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외국계 증권사가 강경 어조로 '팔아라'라고 권유한 두 회사 주식은 연달아 사들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10거래일 중 9거래일 동안 삼성SDS 주식을 순매수했다. 2년여 만에 코스피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던 지난 11일을 제외하고 9거래일 연속 주식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 주식 역시 11일 하루를 빼놓고 9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였다. 외국인은 최근 10거래일간 3거래일을 빼놓고 7거래일간 코스피에서 순매도를 했는데, 유독 이 두 종목에서는 상반된 움직임이 나온 것이다.
엔씨소프트와 삼성SDS는 지난달 CLSA가 '셀 보고서'를 낸 직후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며 주목을 끌었다. CLSA는 지난달 7일 엔씨소프트 새 게임 '리니지M' 성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거라며 목표주가로 25만원을 제시했다. 전일(6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40만5000원에 마감했는데, 주가 대비 큰 폭으로 할인된 목표치가 나오자 이후 주가는 4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마감했다.
삼성SDS 보고서는 지난달 25일 나왔다. 25일 모처럼 주가가 공모가(주당 19만원)까지 회복해 상승 국면이었던 흐름은 26일 보고서 여파로 하루 만에 주가가 8.95% 떨어졌다. CLSA는 목표주가를 당시 주가 절반인 10만원으로 제시했다. 외국계 증권사는 국내 기업 눈치를 보지 않고 합리적인 기준으로 정확한 분석치를 내놓을 거란 시장 믿음에 힘입어 '목표주가 반 토막 보고서'가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같은 외국계 투자자금이 빠지기는커녕 시장 흐름과 정반대로 '매수 일변도'로 돌변하자 투자자 사이에서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특히 CLSA는 지난 8일 직전 보고서를 낸 지 한 달 만에 엔씨소프트의 예상 실적을 대폭 변경하며 불신을 자초했다. CLSA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올해 리니지M 매출액을 2500억원으로 추정했는데, 지난 8일 추정치를 8300억원으로 한 달 만에 세 배나 올렸다. 그러면서 현 주가 대비 낮은 목표주가 30만원을 제시했다. 여전히 현 주가 대비 목표주가가 낮다. 7월 내놓은 CLSA 보고서를 믿고 엔씨소프트 주식을 내던진 투자자는 결론적으로 잘못된 예상치에 근거해 매도 버튼을 누른 것이다.
CLSA와 반대로 국내 증권사들은 잇달아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8일 목표주가를 주당 38만4000원에서 56만원으로 상향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주당 38만4000원에서 65만원으로 올렸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리니지M이 견고한 흥행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좀처럼 인기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3288억원이었던 엔씨소프트 영업이익은 올해 57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삼성SDS 역시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잇달아 사업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0일 삼성SDI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적용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베트남에 합작 물류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6271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올해 73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은 삼성SDS 목표주가로 24만원을 제시했다.
CLSA가 단기간에 예측치를 크게 바꾸는 등 신뢰성이 떨어지는 리포트를 내자 증권가 일각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리서치센터는 독립적인 지위를 부여받고 소신 있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