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은행연합회와 시중·지방은행들에 따르면 1년 기준 기본금리 1.4%, 최고금리 1.8%를 제공하는 우리은행 '위비슈퍼(SUPER) 주거래예금2' 상품은 첫 거래 고객일 경우 0.2%포인트, 가입 금액이 3000만원 이상·상품 만기에 맞춰 다시 돈을 예치하면 각각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급여나 연금 수령, 공과금 납부를 우리은행 계좌로 하거나 우리카드 실적이 있어야 0.1%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다. 총 4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다.
부산은행 스마트폰 전용 수신상품 '마이 썸(MY SUM) 정기예금'은 12개월 가입 시 최고금리가 연 2.2%로 케이뱅크(2.1%)나 카카오뱅크(2%)보다 높다. 기본금리 1.7%에 우대금리 0.5%포인트를 더하면 2.2% 예금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대금리를 모두 챙기려면 5가지나 되는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우선 예치금이 1000만원 이상이어야 0.1%포인트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모바일 송금 서비스 '썸뱅크간편송금'을 20번 이상 사용하고, 모바일통장 기중평잔(예치한 돈의 평균 잔액) 30만원 이상, 통장 결제 계좌로 롯데카드 결제 실적 300만원 이상, 모바일앱 썸뱅크를 통한 외화 환전 실적 1회 이상일 때 0.1%포인트씩 추가로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 부산은행 거래가 없었고 정기예금 외에 추가 서비스를 이용할 계획이 없는 소비자라면 가입 금액에 따른 우대금리 0.1%포인트 외에는 나머지 우대금리를 챙기기 힘든 구조다.
경남은행의 '매직라이프정기예금'은 0.6%포인트 우대금리를 내걸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우대금리를 모두 챙기려면 나이가 40·50대면서 이 은행 정기적금에 가입하고 다른 고객을 유치하는 것 외에 별도 거래 실적까지 챙겨야 하는 등 최소 5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이외에도 은행들은 자사 모바일앱 서비스나 이벤트에 신규 가입하거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만드는 등 최근 은행들이 집중하는 주력 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우대금리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이는 별다른 조건 없이 2%대 정기예금 금리를 주는 인터넷은행과 비교된다. 케이뱅크 '코드K정기예금'은 가입 기간 1년 기준 기본금리가 1.9%다. 딱 한 가지 조건만 만족시키면 우대금리 0.2%포인트를 더해 최고 2.1% 금리를 제공한다. KT, GS25, 네이버 등 제휴사 매장에 들르거나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낼 수 있는 금리 우대 코드만 입력하면 우대금리가 제공돼 사실상 거의 모든 가입자가 연 2.1%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아예 우대금리 자체가 없다. 정기예금에 1년만 가입하면 무조건 기본금리 2%를 받을 수 있다.
기존 은행들은 7월 말 카카오뱅크 출범에 맞춰 신용대출 금리를 잇달아 낮춘 것과 달리 정기예금 금리는 거의 건드리지 않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온라인 전용 상품 'S드림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6월 말 연 1.37%(1년 기준)에서 지난달 말 1.45%로 올리는 등 일부 상품 금리를 소폭 높인 것을 제외하면 정기예금 금리 상향 조정에 나선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한국씨티은행의 '프리스타일예금' 금리는 1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주 수익원인 대출 상품은 재빠르게 금리를 내려 고객 지키기에 나섰지만 돈 안 되는 수신 상품은 별다른 신경을 쓰고 있지 않는 셈"이라며 "지금처럼 우대금리를 다른 서비스 가입을 위한 미끼로만 쓰지 말고 좀 더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