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은행發 금융 빅뱅 / 외국 인터넷은행 현황은 ◆
카카오뱅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해외와 비교하면 걸음마 단계다. 해외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이미 규모와 질적 측면에서 성숙기에 접어든 상태인 데다 신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움직임도 활발하다.
금융 후진국으로 간주되는 중국만 해도 이미 2015년 1월 중국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위뱅크'가 영업을 시작했고 4호 '바이신뱅크'가 올해 말 출범할 예정이다. 중국 인터넷전문은행은 거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위챗'으로 유명한 텐센트와 온라인 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각각 인터넷전문은행 '위뱅크'와 '마이뱅크'를 출범시켰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제조사 샤오미도 중국 최대 농축산그룹 신시왕그룹과 손잡고 지난해 말 '시왕은행'을 출범시켰고, 중국 검색엔진 서비스업체 바이두가 중신은행과 손잡고 만든 '바이신뱅크'는 올해 말 영업을 개시한다.
일본은 2000년 비금융기업이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일본 은행 면허심사·감독지침에 따르면 비금융기업이 사전에 인가를 받으면 은행 지분을 20% 이상 확보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활용해 해외 공략에 적극 나서는 사례도 있다. 작년 4월 인도에서 영업을 시작한 모바일전문은행 '디지뱅크'는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이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었다. 반면 국내에는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은산분리 규정이 인터넷은행 발목을 잡고 있다. 케이뱅크는 대출액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출범 석 달 만인 지난 7월 1일 '직장인K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비대면 실명인증 관련 규제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주민등록증이 아직 나오지 않은 미성년자나 외국
박성준 동국대 지식정보연구소 교수는 "해외에서는 이미 블록체인에 기반한 인터넷전문은행도 출범을 준비 중"이라며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금융 질서를 받아들여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