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8월 17일(09:2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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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요 그룹별 회사채 발행내역을 살펴본 결과 롯데그룹이 3조6000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쏟아내며 SK그룹과 LG그룹을 앞지르고 회사채 시장의 '큰 손'으로 우뚝 섰다. 뒤이어 현대차그룹과 CJ그룹이 예년과 비슷한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두산그룹은 회사채 발행액을 세 배 이상 늘렸다. 대다수 그룹들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올해 회사채 발행액이 지난해 발행액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어섰다.
올 들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후폭풍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는 공모채 뿐만 아니라 사모채까지 적극적으로 발행에 나섰다. 또한 오는 10월로 예정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자금수요도 롯데그룹의 회사채 발행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사드 이슈로 인한 중국 면세점 수익성 악화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의 주요 금융계열사들의 신용도 영향 등은 롯데그룹 회사채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계로 변경시 롯데캐피탈과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의 주주변경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선주 SK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실적과 재무건전성이 우수하고 주력사업과의 사업적 연계 정도 역시 높기 때문에 매각 의지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그룹 내에 잔존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현 시점에서는 그 방식을 예상하기가 어렵고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채 시장의 또 다른 '큰 손'인 SK그룹은 올 들어 3조127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는 지난해 발행액(4조70억원)의 78%에 달한다. 계열사별로는 SK 1조1000억원, SK텔레콤 3700억원, SK인천석유화학 3000억원, SK해운 149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LG그룹은 주요 계열사인 LG전자와 LG화학의 실적 반등에 힘입어 올 들어 2조72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LG그룹의 회사채 발행액(2조3900억원) 보다 13.8% 가량 높은 수치다.
뒤이어 현대차그룹과 CJ그룹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각각 1조7680억원, 1조2200억원씩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11월 두산밥캣 상장에 성공한 두산그룹은 전년 대비 231.4% 증가한 58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삼섬그룹과 LS그룹은 지난해 대비 각각 32.3%, 40.8% 줄어든 6910억원, 2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