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8·2 부동산 대책의 충격파를 이기고 가격이 조금씩 오른 단지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강남 재건축 대장주로 불리는 압구정 현대아파트와 삼성동 홍실아파트가 대표적이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3차 전용 82㎡가 최근 17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의 8·2 대책 직전 거래가는 16억6000만~16억8000만원 선이었다. 또 구현대아파트 1·2차 전용 160㎡가 30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의 7월 말 거래가는 27억5000만~29억9000만원 사이다.
압구정 아파트 대부분은 재건축 조합이 아직 설립되지 않아 조합설립 이후부터 조합원 입주권 양도를 금지한 8·2 대책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정부가 다주택자들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나서는 등 고강도 처방을 이어가면서 압구정동 역시 거래가 얼어붙었다. 35층 규제에 대한 주민 반발도 심해 재건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단순 투자자들 문의도 크게 줄었다.
8·2 대책 이후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던 압구정 시장은 지난주 이후 하나둘씩 거래가 재개되는 태세다. 정부 단속에 문을 닫았던 중개업소들이 다시 문을 열자마자 "지금이 압구정에 진입할 기회"라며 수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0평형대가 20억원도 뚫고 올라갈 기세"라며 "실수요가 몰리면서 8·2부동산 대책으로 위축된 심리가 상당 부분 회복됐다"고 말했다.
삼성동 홍실아파트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것이란 기대감에 호가가 올랐다. 대림산업이 시공사인 홍실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올해 안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피하겠다는 계획이다.
홍실아파트는 서울 재건축 사업장으로는 드물게 1대1 재건축으로 진행 중이다. 임대주택, 소형주택 의무비율에 대한 주민 불만이 있어 일반분양 없이 1대1 재건축을 선택했다.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매물들이 시장에 풀리면서 호가가 오르는 추세다. 8·2 대책에 따라 거래가 안 되지만 일부 2003년 이전 조합원은 1회 양도가 가능하다.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전용 94㎡의 경우 저층 매물이 15억원, 한강 조망이 가능한 고층이 16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8·2 대책 직전에 이 아파트 같은 평형의 저층이 14억8000만원, 고층이 15억6000만원에 거래
[김기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