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의장은 주당 74만3990원에 11만주를 매각해 총 818억3890만원을 취득하게 된다. 이 전 의장은 2009년에도 21만9600주(0.45%)를 판매하는 등 지속적으로 네이버 지분율을 낮춰가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은 미래에셋대우가 주간사를 맡아 진행됐다.
이번 지분 매각은 다음달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전 의장을 네이버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할 것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이 전 의장이 지분을 낮춤으로써 자신이 네이버라는 기업집단의 총수가 아니라는 점을 항변하고 싶은 것 아니냐는 게 업계 관측이다. 2009년에 이은 이번 지분 매각에는 '앞으로도 지분을 줄여나갈 것'이라는 신호도 포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예정돼 있던 지분 매각이 미묘한 시기에 성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공정위는 이 전 의장의 이번 지분 매각을 총수 지정과 연결시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이 전 의장의 총수 지정 여부는) 기업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느냐는 오직 하나의 기준으로만 판단하려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과거에도 이런 기준으로 총수 지정을 해왔다. 그간 예외를 인정받은 것은 KT, 포스코, 농협 등 실질적 지배력을 정부가 갖고 있는 기업들뿐이었다. 이 때문에 이 전 의장의 이번 지분 매각은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 스톡옵션 행사대금 마련의 포석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본에 상장돼 있는 라인은 네이버가 지분 79.8%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전 의장은 2.65%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갖고 있다. 행사가가 주당 344엔(약 3550원)이라 행사에 필요한 대금은 총 198억원 규모다. 네이버 지분 매각자금으로 이 전 의장이 라인 개인 지분을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전 의장은 '재벌 총수 지정'에 대해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재벌 총수 중에는 구속되지 않은 전례가 드물 정도로 비즈니스 본연이 아닌 일
[신현규 기자 / 한우람 기자 / 석민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