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제회, 보험사, 상호금융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최근 영국 유일의 고속철도 하이스피드1(HS1) 운영권 매각 입찰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에퀴틱스&인프라레드 캐피털 파트너스' 컨소시엄에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 규모는 총 2500억원에 달한다.
앞서 국민연금은 같은 컨소시엄에 참여해 HS1 지분 30%를 400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우량 자산이 투자 매물로 나오자 'K머니'로 불리는 국내 큰손들의 자금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셈이다.
HS1은 영국 유일의 고속철도로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를 잇는 고속철 유로스타가 다니는 선로다. 런던과 영국해협 터널까지 이어지는 109㎞의 선로와 이 구간에 속한 4개의 역사 관리권과 이용권이 인수 대상이다.
HS1의 기업가치는 부채 포함 30억파운드(약 4조3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큰손들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3조원 규모 부채를 제외한 1조3000억원 규모 HS1 지분 중 일부를 인수한 것이다.
국민연금에 이어 투자하기로 한 현대해상화재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은 영국 투자사인 에퀴틱스를 통해 약 7500만파운드(약 1000억원)를 공동 투자 방식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나머지 약 1억파운드(1500억원)는 영국계 투자회사 인프라레드로부터 물량을 받은 하나금융투자가 과학기술인공제회, 농협상호금융, 흥국화재, 롯데손해보험 등과 함께 투자할 계획이다. 이들 자금이 담긴 펀드 운용은 KDB인프라자산운용이 맡는다
이번 사례처럼 K머니의 활약에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우리나라 위상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올 상반기에 국외 실물자산(부동산·인프라스트럭처 등)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금액은 총 1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외 현지 자산운용사를 통한 간접투자 자금까지 더한 수치다.
[강두순 기자 /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