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축 정비계획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안이 통과한 개포주공6·7단지. [이승환 기자] |
저층인 개포주공1~4단지 재건축이 마무리돼 가는 데 이어 중층인 5~7단지와 공무원 임대였던 8~9단지도 재건축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8월 30일 도시계획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 정비계획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안을 수정가결했다. 6·7단지는 통합으로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고 15층 1960가구인 현재 아파트를 최고 35층 2870가구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이로써 1980년대 서민 주거의 상징이었다가 1990년대 이후 명문 학군의 중심으로 부상한 개포동 주공아파트는 전 단지가 모두 재건축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저층인 주공1~4단지는 사업시행인가~착공 단계로, 진도가 상당히 나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단지는 관리처분신청을 목전에 두고 있어 곧 철거에 들어간다. 2단지는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으로 '래미안블래스티지'로 2019년 초 입주가 예정돼 있다. 3단지 역시 현대건설이 짓는 '디에이치아너힐즈'로 2019년 8월 입주 예정이다. 최근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4단지는 이주가 시작됐고 '개포그랑자이'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이 소유했다가 현대건설과 GS건설 등이 통째로 사들인 8단지는 조합이 없다 보니 늦게 시작했음에도 개포 저층의 속도를 따라잡았다.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명품 아파트'로 분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개포동 재건축 1세대라고 볼 수 있다.
그 바통을 이어받은 곳이 '개포동 재건축 2세대'로 불리는 5~7단지다. 개포주공5~7단지는 3개 단지를 모두 묶어 통합 재건축을 하려 했으나, 지분 문제 등 여러 가지 갈등으로 지난 5월 개포주공5단지가 재건축 정비계획을 먼저 승인받아 추진위원회 및 조합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번에 6·7단지가 마지막 주자로 정비계획승인을 받은 것. 재건축 얘기가 처음 나오기 시작한 1990년대 말 이후 20년 만에 '재건축 완전체'로 향해 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추진위 승인 시점으로 봐도 가장 빠른 1~4단지가 2003년이었으니 시간이 상당히 걸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개포주공아파트 재건축이 마무리된 것은 서울 내 최초 택지개발지구인 개포지구의 재건축이 상당 부분 진행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개포주공1~9단지가 있는 개포택지개발지구는 1981년 서민주택의 집단 공급을 위해 지정된 후 1983년 주공이 민영아파트를 공급하면서 강남 대표 거대 주거단지로 발돋움했다.
5층 이하 저층인 주공1~4단지는 전용 35~60㎡ 초소형이 대부분이었고, 15층 남짓한 중층 5~7단지 역시 아무리 커도 전용 83㎡를 넘지 않는 전형적인 서민 아파트였다. 이들은 모두 1982~1984년 조성돼 거대한 아파트 숲을 이뤘다. 개포주공1~9단지 가구를 모두 합치면 1만5700여 가구에 달한다.
다만 개포택지개발지구 3구역은 아직 재건축을 시작하지도 못했다. 3구역이란 개포택지개발지구에서 서울시가 개발에 뛰어든 양재천변의 한보미도아파트, 대치 선경아파트, 대치 현대1~2차아파트, 개포경남아파트, 개포우성아파트 등 개포~대치~도곡동을 아우르는 지역이다. 다만 대치동과 도곡동 일대 아파트는 개포동 주공아파트와 다르게 애초부터 서민이라기보다는 중산층 아파트로 시작했다. 면적도 주공아파트에 비해 훨씬 커 전용 200㎡가 넘는 주택도 많다. 노후도도 주공아파
최막중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개포6·7단지가 서울시 심의를 통과한 것은 강남권 대표 서민 주거지였던 개포동 주공아파트가 재건축을 본격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강남권 부동산 시장에 파급력이 얼마나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