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지난 2분기 당시 KB금융이 분기 실적 기준으로 2년여 만에 신한지주를 앞선 가운데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두 금융지주의 예상 순이익 격차는 300억원대이며, 내년엔 그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 관측이다.
시장에선 향후 1~2년 내 단기적 투자 관점에서의 승자로 KB금융 손을 들어주는 한편 신한지주는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시장 개척 성공 사례로 꼽히며 중장기 성장동력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기준 올해 KB금융의 예상 순이익은 3조2757억원으로 신한지주(3조2399억원)보다 358억원 많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엔 신한지주가 순이익 2조8249억원을 거둬들이며 KB금융(2조1902억원)을 크게 앞지른 바 있다. 2018년 예상 순이익은 KB금융이 3조814억원, 신한지주는 2조9975억원으로 추정됐다.
은행 집중도가 높은 국내 금융지주 특성상 KB금융은 상대적으로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가 늘어나면서 지주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두 금융지주 모두 핵심 계열사인 은행 실적이 엎치락뒤치락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비은행 부문에 있어선 KB금융이 계열사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KB금융이 올 2분기에 신한지주를 앞서는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에도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연결 실적과 더불어 지분 취득에 따른 염가 매수차익과 거액의 대손충당금이 환입된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 당시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 지분율이 확대되면서 2분기 두 회사에 대한 실적 반영률도 높아졌다. 향후에도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가 늘어나면서 KB금융 실적 개선 속도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이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증권은 현대증권 인수 이후 은행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는 등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에 따른 추가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와 함께 올 4월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안정적인 이익 증가와 더불어 은행 채널망을 활용해 본격적으로 자회사 상품 판매가 확대되고 고객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은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일까지 KB금융은 주가 상승률 28.8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는 13.69% 올랐다. 특히 KB금융의 가파른 이익 개선 속도에 주목한 외국인은 올 들어 이 종목을 지난 1일까지 1조215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외국인이 신한지주를 4184억원어치 순매수한 것과 비교해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주가 상승 여력도 당분간 KB금융이 높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KB금융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7.51배와 0.65배
다만 중장기적 투자 관점에선 희비가 정반대로 엇갈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해외 사업 다각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 신한지주는 해외 부문 이익 가시성이 뚜렷해질 경우 곧바로 주가 상승에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란 관측때문이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