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후보자로 나선 두 건설사는 수주전의 '예선' 격인 사업비 조달 단계부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합에 접수된 입찰 제안서에 따르면 두 건설사 모두 회사신용을 통해 사업비를 무이자로 조달할 계획이다. GS건설은 혁신설계비라는 명목으로 별도로 100억원을 내겠다고 했다.
8·2 부동산 대책 여파로 투기과열지구에서 부각된 재건축 조합원의 이주비에 대해서도 파격적 지원책이 등장했다. GS건설은 회사 신용으로 조합원 이주비의 60%를 지원해주겠다고 나선 한편 현대건설은 가구당 이사비를 7000만원씩 추가 지원한다고 제안했다.
손실보전에 대해서도 양사는 공세적이다. GS건설은 미분양 발생 시 대물로 인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현대건설이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조합원 일반분양 금액 손실분도 떠안겠다고 밝히자 GS건설도 마찬가지로 맞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은 단지가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피할 수 있도록, 교육영향평가에 필요한 비용을 모두 부담하겠다고도 밝혔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은 해당 사업장 내 LH가 소유한 땅을 무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더불어 후분양도 검토 중이다.
'본선' 격인 단지 설계와 조명·커뮤니티·서비스 등에서는 고급화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업체들과 손잡고 스카이브리지와 스마트 시스템 도입을 내걸었다.
GS건설은 단지명을 '자이 프레지던스(가칭·왼쪽 투시도)'로 지었다. 설계는 SMDP, 조경디자인은 EDSA를 모셔왔다. 미국 기업 SMDP는 시카고 포덤스파이어와 두바이 라군 빌딩을 디자인했다.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스콧 사버 SMDP 대표는 "올림픽대로를 따라 한강의 물결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듯한 '랜드마크 아쿠아 플라워'를 주제로 잡았다"며 "단지 내에도 '자이리버'를 만들고 한강 물결을 운하처럼 보이는 캐널웨이로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DSA는 두바이 오페라하우스와 월트디즈니 월드 포시즌스 리조트 등의 조경으로 유명하다.
현대건설은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가칭·오른쪽 투시도)'로 명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한강에 떠다니는 요트 형태를 단지 디자인 주제로 잡았다"고 말했다. 설계는 HKS, 조경디자인은 CRTKL과 손잡았다. 미국 기업 HKS는 미국 더블유 할리우드와 더블유 댈러스 빅토리호텔 등을 디자인한 업체다. CRTKL은 일본 도쿄돔시티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설계를 담당한 글로벌 조경회사다.
커뮤니티시설과 스마트시스템·친환경 기술 대결도 화려하다. GS건설은 꼭대기층에 수영장(스카이인피니트 풀) 2개와 15층 어린이용 풀 2개를 만들 계획이다. 국내 최대 규모 스카이브리지(145m)에 더해 구반포역과 상가를 연결하는 무빙워크도 들인다.
GS건설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아파트를 반도체 공장에서 볼 수 있는 '클린룸' 수준으로 깨끗하게 하는 기술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골든게이트'를 중심으로 64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레스토랑과 식물원, 워터파크와 실내 빙상장 등을 들인다. 현대건설만의 스마트시스템인 '하이오티(Hi-oT) 홈 네트워크'와 미세먼지 차단·제거 시스템 외에도 강남 최초 에너지효율 1+ 등급
현대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컨시어지 서비스 1위 업체인 퀸터센셜리와 손잡고 입주자 생활관리 서비스를 하고, 하나은행 VVIP자산관리와 조식서비스, 강남성모병원 연계·시니어 헬스케어가 강점"이라고 밝혔다.
[김인오 기자 /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