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12일(09:2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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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은행법 시행령 개정 후 기업은행과 신한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영구채 발행에 나선 가운데 신한지주가 바젤 III 기준에 맞춰 영구채를 발행한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는 15일 신한지주는 225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한다. 이 가운데 1350억원 발행일로부터 5년 후 신한지주가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고 나머지 900억원은 10년 후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영구채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네번째로 높은 AA-다. 발행대금은 오는 12월 만기도래 예정인 회사채 상환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영구채 발행을 통해서 신한지주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5.15%에서 15.28%로 0.13%포인트 상승한다.
하지만 KB금융과 하나금융, 농협지주 등 다른 금융지주회사들도 영구채 발행에 동참할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앞서 지난 7일 신한지주가 영구채를 발행하기 위해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모집액을 다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5년 콜옵션 1500억원 모집에 1350억원, 10년 콜옵션 1000억원 모집에 900억원 등 총 주문액이 2250억원에 불과했다. 그 결과 영구채 발행금리 또한 신한지주의 기대보다 높아졌다. 5년 콜옵션은 5년 만기 국고채 금리에 1.83%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에서, 10년 콜옵션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에 2.02%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그동안 시중은행들과 금융지주회사는 국내 규정 미비로 인해 3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고 동일한 조건으로 연장하는 형태로 조건부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하지만 금융기관의 자본적정성 기준을 마련하는 바젤III 위원회에서 자본성 증권의 인정요건을 강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이 은행법 시행령을 개정하자마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영구채 발행에 나섰다. 지난해 9월 기업은행이 국내 최초로 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고 올해 6월에는 신한은행이 영구채 2000억원을 발행했다. 7월에는 부산은행이 영구채 1500억원을 발행했고 9월에는 경남은행이 영구채 15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금융업계에서는 기존에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의 자본인정비율이 매년 감소하는 가운데 2018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9) 도입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보수화를 우려하고 있다. IFRS9이 도입되면 금융상품의 손상인식 기준이 '발생손실'에서 '기대손실'로 바뀌면서 미래 손실을 조기에 반영해야 한다. 이 때문에 각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비상장 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근거가 마련되면서 국내 조건부자본증권도 국제기준에 상당히 맞춰가고 있다"라며 "올 들어 시장에서 금융기관의 영구채에 대한 높은 수요가 확인됨에 따라 향후 금융지주회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