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상가정보연구소가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의 상가, 오피스, 오피스텔 등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이 역대 최고치인 3만8118건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역대 최고치였던 전달(7월) 3만6418건에 비해서도 4.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1·3 규제 이후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4개월 연속 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업·업무용 부동산시장이 이처럼 팽창하는 이유를 정부 규제의 풍선효과에서 찾고 있다.
작년 11·3 대책에 이어 올해 8·2 대책, 9·5 추가 대책까지 나오면서 재건축 아파트 거래를 위축시키고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비주택시장으로 투자자가 몰렸다는 것이다.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의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결합단지인 '다산 자이 아이비플레이스'의 최근 청약 결과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탠다. 아파트 851가구, 오피스텔 270실에 대해 청약을 받았는데 아파트 경쟁률이 평균 6.8대1이었던 반면 오피스텔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68.11대1에 달했다.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 쪽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다음달 서울 강동구 고덕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조성되는 주거용 오피스텔 '고덕역 더퍼스트' 단지 내 상가도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마케팅을 시작한 지 3주 만에 문의 전화가 하루 평균 100통 이상 오고 있다"고 전했다.
기조성된 상가 가격도 오름세다. LG전자 등 기업 입주로 활기를 띠는 마곡 일대는 2~3년 전 이 일대 상가가 처음 분양됐을 때보다 3.3㎡당 1000만원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곡지역 자체의 매력도 작용했지만, 최근 8·2 부동산대책 등 부동산 규제로 투자처를 찾는 사람들이 이 지역에 관심을 보이면서 상가 매매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지역 상가들은 면적이나 입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올해 초에 비해 평균 5000만원 이상 올랐다.
뚝섬 인근 성수 준공업지역 대로변 상가건물도 2년 전만 해도 3.3㎡당 시세가 4000만~5000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었지만, 현재는 6000만~7000만원에 육박한다. 이마저도 매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마련한 각종 규제와 대책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효가 떨어지는 한편 멀쩡했던 다른 시장만 과열시키는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어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실시한 단지 내 상가 입찰에서도 과열 양상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8일과 19일 실시된 LH 단지 내 상가 입찰 결과 신규 공급된 서울오류 29개, 시흥은계 B-2블록 4개, 시흥은계 S-2블록 10개, 대구금호 B-1블록 8개 등 51개 상가가 모두 완판됐다.
평균 낙찰가율도 175%나 됐다. 업계에서는 5% 수준의 연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적정 낙찰가율을 150~160% 선으로 본다. 특히 서울 오류행복주택 단지 내 상가는 29개 점포 중 11개의 낙찰가율이 200%를 넘을 정도로 입찰 경쟁이 치열했다. 이 가운데 한 상가는 예정 가격이 1억1900만원이었는데 이보다 2억200만원이나 높은 3억2100만원에 낙찰돼 269.7%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일부 LH 상가 입찰에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분위기에 편승해 고가 낙찰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
[박인혜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