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북미간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10일간의 장기 휴장에 따른 경계심리가 확산하면서 엿새째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증시 투톱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지수가 더욱 압박을 받은 모습이다.
2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6.08포인트(0.26%) 내린 2374.32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8.78포인트 내린 2371.62에 개장한 뒤 장중 2370선 후반에 머물렀다. 코스피는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다. 지난주 2400선을 회복했던 지수는 2370선까지 밀렸다. 특히 이날은 국내 증시의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4% 동반 하락하면서 지수를 더욱 압박했다.
북한과 미국의 강도 높은 설전이 이어지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며 강도 높은 발언을 한 데 이어 지난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미국이 선전포고한 이상 미국 전략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 계선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해도 임의의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 모든 자위적 대응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 외무상의 발언은 이틀 전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F-15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동해의 최북단 국제공역을 비행하는 무력시위를 펼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오는 29일 거래를 끝으로 내달 10일까지 국내 증시는 문을 닫는다. 휴장 기간 발생할 수 있는 돌발 변수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주식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증시 부진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연휴 전후의 KOSPI 흐름을 살펴보면 연휴 전에는 약세, 이후에는 강세 흐름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라며 "이는 거래소가 휴장한 기간에는 외부 이슈가 발생해도 투자자들이 대응을 할 수 없으니 미리 리스크를 줄이는 행동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휴 이후를 겨냥하고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한데 연휴 이후에 곧바로 어닝 시즌이시작되므로 3분기 실적이 상향 조정되는 업종의 비중확대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 전기·전자, 의료정밀, 은행이 1~3% 떨어졌고 운송장비, 건설업, 철강·금속은 2~4% 올랐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3771억원, 1756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5072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909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560개 종목이 상승했고 243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0.36포인트(0.06%) 오른 642.40에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