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6650억원을 순매도했다. 9월 들어 외국인이 약 한 달 동안 팔아 치운 1조5000억원 가운데 최근 이틀 사이 순매도가 절반에 육박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가 외국인 자금 이탈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앞서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2014년 9월 25일부터 10월 6일까지였다. 당시에는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기업이익의 정체 등이 조정의 주요 원인이었고, 외국인의 순매도가 한 달 동안 거의 빠짐없이 나타났다. 북한 관련 잡음이 이어지고 외국인들의 투자 형태가 지속된다면 외국인 매도 공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열흘이나 주식시장이 문을 닫으면서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지 않는 것도 조정이 길어지는 이유로 꼽힌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크게 확대된 지정학적 리스크가 쉽사리 해소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긴 연휴까지 앞두고 있어 적극적으로 매수하기보다 안정적인 포지션을 구축하려는 경향이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Fed가 다음달부터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하고 연말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는 점도 증시에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얼어붙은 증시를 다시 살릴 건 기업 실적뿐이라고 꼽는다. 다만 연휴가 끝난 뒤에도 10월 10일엔 북한 노동당 창건일, 18일엔 제19차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등 굵직한 이벤트가 이어져 실적 기대감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이 방관자가 아닌 적극적 제재 공조로 나서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북한은 10월 18일 중국의 제19차 전국인민대표대회 이전인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해 더 강한 도발을 시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채권시장도 북한 리스크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국고채 3년물과 5년물뿐만 아니라 장기물인 10년물 금리도 27일 0.050%포인트 오른 2.360%로 장을 마치며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외국인은 지난 26일 국고채 1조9809억원, 통화안정증권 1173억원 등 2조983억원어치 원화채를 순매도한 데 이어 27일 오후 5시까지 8415억원 규모의 원화채를 순매도하며 이틀 새 3조원가량을 팔아 치웠다.
시장에서는 원화채 매도 주체를 놓고 분석이 다소 엇갈리고 있지만 대체로 국내 채권시장의 큰손인 프랭클린템플턴운용 또는 노르웨이 국부펀드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북 리스크가 점차 확대되면서 지난 7월 중순 달러당 1115원대에 머물던 원화값이 최근 1140원까지 약세를 보이자 원화채 매도심리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6일 매도된 국고채 10년물 대부분이 7월 초 템플턴이 매수했던 종목이라는 점에서 이번 매도 주체는 템플턴 펀드로 추정된다"며 "템플턴 입장에서는 높은 환율 변동성이 오히려 우호적인 재투자 기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원화채를 아예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했을 가능성보다는 재투자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외국인의 채권 현물 매도 주체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로 추정된다"면서 "이 분석이 맞는다면 향후 한국물에 대한
[최재원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